김성권 <삼성전자 자동화연구소장>

제조산업의 경쟁력은 제조장비기술의 수준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

핵심부품산업의 경쟁력도 핵심부품 제조장비에 의해 결정된다.

또한 제품의 발전추세가 초정밀화 소형화 복합화되어감에 따라 수작업에
의한 제품생산은 한계에 부딪치고 있어 자동 제조장비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에 있다.

그러므로 선진국형의 산업은 제조장비 산업을 기본으로 하여 발전하게
될 것이다.

제조장비 산업의 특성은 소량 다품종의 장비들을 개발,생산해야 하고
제조장비는 여러 하이테크기술들의 조합기술이 요구된다.

이와같은 제조장비 기술의 육성을 위해 우리나라의 제조설비관련
산업구조와 제조장비 산업의 특성을 고려한 제조장비 산업 육성방안이
그 어느때보다 필요한 상황이다.

우리나라 제조업의 설비투자는 94년도에 23조680억원이었고,95년도에
31조7,110억원이 예상된다고 한다.

필요한 설비의 3분의1은 외국에서 수입되고,국내에서 생산된 설비에
사용되는 핵심 부품 수입까지 감안한다면 전체의 3분의2정도가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장비의 경우 85%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고 한다.

국내에 설비투자가 증가되면 무역 적자폭도 커진다.

특히 대일적자는 금년 1.4분기에 35억 달러를 넘어 작년 대비 40%나
급증했다고 한다.

주요 원인은 수출상품의 주요부품과 제조장비들을 일본으로부터 수입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일본은 최근 엔고에도 불구하고 무역수지 흑자는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이는 완제품 생산에 필요한 자본재와 중간재인 장치류가 수출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여기서 자본재란 기업의 생산
설비와 관련된 모든 완성재의 부품을 의미한다).또한 일본기업의 주요
핵심부품의 경쟁력은 첨단 제조장비를 자체개발하여 부품을 생산하는데서
비롯된다고 한다.

첨단 상품과 주요 핵심부품을 자체적으로 개발한 제조장비를 사용하여
경쟁력 있게 생산하고 있다.

그리고 제조장비와 그 핵심 부품들이 주요 수출 품목이 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엔고에도 불구하고 무역적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주 원인은 자본재와 중간재의 수출비중이 36%정도로 일본에 비해
낮고 내구성 소비재와 완제품의 수출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핵심제조장비와 부품의 수입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최근들어 정부에서도 자본재육성 신경제추진회의를 개최하여 기계류
부품 소재등의 자본재산업 육성에 대해 논의하였다고 한다.

이번에 자본재인 제조장비와 핵심부품의 국산화의 중요성이 재인식되어
다행한 일이다.

그동안 핵심부품의 국산화정책이 있었으나 여전히 주요핵심 부품과
장비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한편으로 핵심부품을 개발하고도 생산 원가와 품질 문제로 양산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것은 부품을 만드는 제조장비의 기술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본재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제조장비산업의 특징들을
분석하여 체계적인 육성방안을 수립하여야할 것이다.

제조산업 경쟁력확보의 근간인 제조장비산업육성방안을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첫째 정부의 정책을 기술개발지원 위주에서 하이테크부품및 제조장비생산
중소기업의 창업과 구조개선을 위한 재정지원으로의 전환이 바람직하다.

기존 제조장비 중소기업들이 경쟁력을 확보할수 있도록 기술 자금지원을
해야한다.

하이이테크 제조장비전문업체를 육성하여 핵심부품과 제조장비를
중요한 산업이 되도록 정부의 제도구축과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예를들면 캐나다 퀘벡주에서는 연구개발에 들어가는 총경비가 1,000달러
이고 그중 인건비가 50%라고 할때 사업자의 부담은 중소기업인 경우
410달러가 된다고 한다.

둘째 대기업에도 제조장비 사업화를 장려하여야 한다.

취약한 제조장비와 핵심부품사업에 기술과 자본이 있는 대기업이 참여,
당분간 중심역할을 하게하여 국가경쟁력에 기여하도록 유도해야한다.

중소기업은 부품과 제조장비 분야를 담당하고 대기업은 시스템이나
세트산업을 담당하는 상호협력체제의 산업구조로 유도해야한다.

셋째 교육내용은 기업에 필요한 교육으로 전환해야할 것이다.

학교에서 배운 내용이 기업에 바로 응용될수 있는 교육 시스템이
요구된다.

핵심기술개발의 연구도 중요하지만 핵심부품을 만드는 제조장비개발기술의
저변확대를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

제조장비는 대부분 메커트로닉스기술이 기본이다.

대학교육이 메커트로닉스와 같은 복합기술을 교육할수 있도록 전공별
벽없는 교육이 필요하다.

한편 대학이나 연구소는 중소업체에서 필요한 기술을 지원할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할것이다.

넷째 학생들과 연구원들이 핵심기술을 응용한 사업을 시도할수
있는 풍토조성이 필요하다.

기술의 발전속도가 빠른 현재는 하이테크기술을 보유한 사람이 그
기술을 응용한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들어 독일에서는 주정부의 지원아래에 테크노파크,테크노 센터를
만들어 창업자나 중소기업에 장소 자금 기술을 직접지원하는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다.

연간 3만개의 새로운 중소기업이 창업된다고 한다.

따라서 제조장비 산업은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 정책을 수립하여
국가의 기반산업으로 육성해야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