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공업계의 대외거래는 한마디로 말해 수입일변도로 치우쳐 있다.

일천한 낙농역사,국제수준을 크게 웃도는 원유가격및 낮은 질적수준등의
이유로 인해 국산유제품이 해외시장에서 뿌리를 내리기는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수입은 유장분말이 지난해 조제분유생산용으로 5,500t, 사료용으로 9,355t
이 들어온 것을 비롯 해마다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고 유당 9,979t, 카제인
6,284t이 도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같은 악조건 속에서도 조제분유는 국산유가공업계의 성가를
해외에 드높이는 유일한 첨병으로 부상, 앞으로의 성장가능성이 주목을
끌고 있다.

조제분유는 지난81년 매일유업이 사우디아라비아 시장개척에 국내업체
로서는 처음으로 성공한 이후 물량은 많지 않으나 매년 수출대상국이
늘어나고 그규모도 순조롭게 커가는 고무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남양, 매일유업, 파스퇴르분유등의 조제분유 3사중 해외시장개척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매일유업의 조제분유수출은 지난81~92년까지 405만
2,000캔에 달한데 이어 작년한햇동안에는 무려 120만캔을 돌파하면서
유가공품수출의 견인차로 떠올랐다.

수출대상국도 사우디아라비아외에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이집트 러시아
요르단등 9개국에 달하고 있다.

최대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시장에는 자체브랜드인 샤라스(SHARASS)상표로
판매되면서 시장점유율이 4위를 달리고 있다.

매일유업은 중동지역에서의 호조를 바탕으로 올들어서는 홍콩 싱가포르
중국 베트남등 아시아시장의 신규판로개척에 적극 발벗고 나서고 있으며
내년에는 이들지역에도 10만캔이상을 수출한다는 의욕적인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내년부터는 국내시장에서도 외국산제품의 판로잠식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는 조제분유의 수출이 이처럼 비교적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은 가격
경쟁력의 열세를 고품질과 효율적인 시장개척활동으로 커버했기 때문이라고
매일유업측은 밝히고 있다.

조제분유는 전체원료에서 원유가 차지하는 비중이 낮은데다 가공도가
높아 고도의 제조기술이 요구되는 품목으로 꼽히고 있는데 국내업체들의
조제분유 기술은 유제품중 국제수준에 가장 가까이 도달해 있다는게 업계의
객관적 평가다.

시장문이 활짝 열리는 내년부터 조제분유는 국내시장에서도 일본산을
비롯한 외국제품과의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한 상태.

하지만 업체관계자들은 유장분말등 중간원료의 수입관세율을 영세율로
하는등 가격경쟁력 제고와 직결된 세제상의 지원만 뒤따라 준다면 해외
신시장 개척의 여지가 아직도 크게 남아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