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가인 레오나르도 베네블로는 그의 역작인 "도시의 역사"에 역사상
으뜸가는 도시의 모델로 고대 그리스의 폴리스를 들었다.

그는 폴리스가 역동적인면서도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안정적이었다고
평하면서 후세에 다른 도시개발의 본보기가 되어왔다고 밝힌바 있다.

그러나 오늘날의 도시들은 그와는 정반대로 누구도 제어할수 없게
제멋대로 뻗어난 메사폴리스로 변모해 버렸다.

넘치는 사람과 차량의 홍수,공간을 채운 소음과 매연의 공해, 하늘로
치솟은 고충빌딩의 숲,닥지닥지 붙은 주택의 포진,콘크리트와 아스팔트
로 이루어진 매마른 풍경-극히 일부지역을 제외한다면 자연과의 조화나
안정성을 찾아 보기란 쉽지 않다.

그것은 바로 도시의 비인간화를 의미하는 것이다. 도시의 이러한 환경은
주민들로 하여금 탈도시화의 욕구를 일으키게 만든다.

그것은 도시 외곽지역의 확대 내지는 위성도시의 개발을 유도하게된다.
뉴욕 대도시권은 지난 25년동안에 5%의 인구증가를 가져 왔지만 61%의
권역확대를 가져 왔다.

많은 사람들이 전원환경에서만 얻을수 있는 자연과의 교감과 녹지공간을
찾아 교외지역으로 옮겨간 것이다.

이들은 시내의 직장에 통근하면서 전원생활의 쾨적함과 도시생활의
편리함을 어느 정도까지 함께 누린다고 볼수 있다.

뿐만 아니라 많은 도시들이 남아있는 자연공간을 보전하고 건물이
들어찬 지역에도 자연보호구역을 만들려는 노력이 기울어 지고 있다.

영국의 많은 도시들은 1580년 엘리자베드1세가 포고한 토지이용법령에
근거해 설정된 그린벨트를 400여년이 지난 지금도 그대로 보존하고있다.

또 워싱턴 시애틀과 같은 도시들은 강이나 운하 또는 사용되지 않는
철길을 따라 뻗어있는 녹지대를 자전거 승마 조깅 산책등의 전용도로로
만들어 주민들이 신선한 공기와 자연을 접하게 하고 있다.

서울의 경우를 보자. 난리와 같은 도심의 번잡과 공해를 떨쳐 버리고
외곽지역의 전원에서 살고 싶은 사람이 무려 40%를 넘었다는 "서울시민
종합여론조사"결과는 도시비인간화의 실상을 말해주는 것이다.

새로운 녹지대를 만들기는커녕 남아있는 자연공간마져도 날이 갈수록
파괴되어가는 서울, 외곽에서 도심으로의 통근을 용이하게 할 수 있는
교통망이 제대로 갖춰져 있는 서울이고 보면 너무나 당연한 서울시민들
의 고민이다.

이는 당국의 근시안적인 시정의 소산이다. 보다 근본적이고 실증적으로
접근해 가는 시책이 요구되는 때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20일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