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제철이 지난14일 마침내 뉴욕 증시에 상장되었다.

이는 국내기업으로는 처음으로 해외증시에 상장된 것이며 특히 뉴욕증시는
런던 도쿄와 함께 세계 3대증시의 하나로서 우리기업의 위상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하겠다.

주식발행 규모는 211만2,676주에 3억달러이며 원주는 국내 증권예탁원에
보관하고 대신 주당 4단위의 주식예탁증서(DR)로 나뉘어 유통된다.

주식발행 가격은 최근 5일간 국내 포철주가평균에 31.5%의 프리미엄을
붙인 11만4,143원(142달러)이었으며 상장후 첫 거래가격이 12만1,374원으로
올랐다.

세계 3대 증시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큰 뉴욕증권거래소는 특히
상장조건이 매우 까다로워 현재 상장된 외국기업수가 160개사에
불과한 실정이다.

따라서 높은 가격으로 뉴욕증시에 상장이 허락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포철의 대외 신용도와 기업이미지를 크게 향상시켰으며 이로써 국제영업기반
의 강화에 큰 도움을 받을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30%이상의 웃돈을 붙여 주식을 발행함으로써 낮은 금융비용으로
거액의 자금을 조달할수 있게 되었다.

아울러 간접금융보다 직접금융,국내금융보다 국제금융의 비중을
높임으로써 자금조달원을다양하게 구성할수 있게된 것도 크게 유리해진
점이다.

이와 관련하여 포철은 앞으로 2년안에 7억달러 범위에서 뉴욕증시에서
필요한 때에 필요한 금액만큼 주식발행을 통해 자금조달을 할수
있도록 미연방증권거래위원회(SEC)의 승인을 이미 받아놓았다.

그러나 포철주식의 뉴욕증시 상장이 반드시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특히 포철의 뉴욕주가가 앞으로도 계속 강세를 유지할수 있느냐가
관심거리이다.

지금 포철주식의 뉴욕상장가격이 상당히 높은 까닭은 우선 포철이
세계 철강업계에서 손꼽히는 우량기업이기 때문이지만 상장시기가
좋았던 탓도 크다.

즉 한국과 미국 두나라 모두 경기상승세를 타고 있으며 이에 따라
두나라 증시도 활황을 보이고 있다.

또한 개발도상국의 높은 경제성장과 주가상승으로 미국의 기관투자가들이
해외기업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탓도 있다.

실제로 적지않은 해외기업들이 뉴욕증시에 상장한뒤 주가하락을
경험했으며 심지어는 상장요건을 유지하지 못해 상장폐지를 당한
경우도 많다.

특히 뉴욕증시는 국내증시와 달리 주가변동제한이 없어 단기간에
주가가 급등락하여 국내 주가와 기업경영에 나쁜 영향을 줄수 있다.

따라서 포철은 물론 뉴욕증시에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한전과 기타
민간 우량기업들도 앞으로 긍정적인 점을 적극 활용하는 동시에
부정적인 가능성에도 대비하는 신중한 자세로 접근해야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