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 사위는 고요하다.

이따금 새벽길을 달리는 자동차 소음이 멀리서 들려온다.

채 잠기운이 가시지 않은 몸을 일으킨다.

누운 채로 가볍게 이리 저리 몸을 풀고 화장실로 간다.

오랫동안의 생활습관으로 이 시간이면 으례 잠이 깨이게 마련이지만,
피곤한 몸과 마음으로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간혹 생길 수도 있어 10분
정도의 시간차를 두고 두개의 시계를 맞추어 놓고 잠자리에 든다.

늦어도 4시 반이면 집을 떠나 여의도 국회구내에 있는 도장에 도착하면
5시10분전.

찬물에 샤워를 하고, 15분정도 준비운동을 하여 몸을 푼다.

다음으로 10분정도 편안하게 누운 자세로 마음을 고르고, 숨을 고른다.

이 시간 만큼은 생활과 관련된 어떤 생각도 모두 내려놓자.

맺힌 마음, 솟구치는 마음 모두 버리고 우아일체의 심경으로 몰입해
들어간다.

숨자리, 마음자리가 하단전에 잡힐라 치면 행공에 들어간다. (행공은 여러
동작을 하면서 단전호흡을 해나가는 것을 말한다)

30분 정도의 행공을 마치며 결가부좌하여 깊은 경지로 빠져 들어간다.

이때 쯤이면, 사각 사각 도장뒷길을 쓸어내는 소리가 꿈속에서 처럼 들려
온다.

점점 깊어가는 호흡으로 내마음의 때도 씻겨져 내려간다.

덜컹 출입구 여닫는 소리가 들린다.

아마 송병석씨(설비과)일게다.

또 조금 있으면 청소하는 아줌마가 온 것이고, 7시 전후하여 국회국선도법
연구회의 회원들이 몰려 올게다.

김호영(회장 농림수산위수석전문위원) 윤수남(부회장 교육위수석전문
위원), 조홍규(민주당 국회의원), 황상원(도서관 참고봉사국장), 유제대
(체신과학위전문위원), 이희각(여성특위 전문위원), 조용신(경위과), 권광덕
(의안과), 이대숙(속기과), 이상진.안가영씨(시설관리과)등 모두 하나 같이
정겨운 도반들이다.

이들과는 매일 수련해 나가며 만나는 이외에 이따금 점심식사를 같이하기도
하고, 야외수련의 기회를 갖기도 한다.

지난 8월중순 연휴때에는 본원이 주최하는 수련회에 다녀오기도 하였다.

동해의 일출을 맞이하면서, 소금강골짜기에서 가졌던 수련기회는 지금도
잊을 수 없다.

깊게 빠져 들어가던 호흡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은 8시30분정도 마무리
운동을 하고, 8시30분 오늘의 수련을 마친다.

이로부터 오늘도 내 의지로 아침이 열린 것이다.

시간에 떠밀려 하루가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이 아침 이 수련은 내 생명의
가장 본질적인 양식을 쌓아 나가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