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산그룹이 의류 건설업 중심에서 유통 레저 관광 스포츠 문화산업등으로
사업을 다각화 하는등 제2의 도약을 선언하고 나섰다.

맨주먹으로 출발해 기업을 일으킨지 14년만에 7개 계열사 매출액 3천억원
의 중견그룹으로 발전시킨 안병균회장(46)은 최근 영동백화점을 인수하면서
또한번 화제가 됐다.

안회장은 올해부터 대대적인 투자에 들어가 내년에 5천억원, 오는 97년
에는 3조원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건실한 기업으로 키워놓겠다고 다짐했다.

-최근 나산이 급성장하고 있는데 대해 불안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앞으로 기업을 이끌고 나갈 경영전략은.

<>저는 변화의 때를 읽으면 변신에 주저하지 않습니다. 66년 16세의 어린
나이로 무작정 상경해 연극단역배우 공사판인부등 안해본 일이 없습니다.

사업가로서도 여러분야에 손을 대면서 변신을 거듭했지요. 일단 결정한
일에는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거둘수 있었습니다. 나산으로서는 지금이
또한번의 중요한 변화의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내외 여건을 고려할때
국내경제가 오는 96년께 지난88년을 능가하는 호황을 맞게될 것이 분명
합니다. 그때는 유통 서비스시장도 완전개방돼 지금 이분야에 투자하지
않으면 국가적으로 큰손실이 초래되리라 봅니다. 제조업만 중시하다간 모든
것을 잃게 된다는 말입니다. 97년까지의 사업계획은 이미 짜놓았습니다.
집행하는 일만 남았지요.

-영동백화점 인수에이어 전국에 4개 백화점을 5년에 걸쳐 건설하고 레저
스포츠타운도 건립하겠다고 밝혔는데 자금은 어떻게 조달할 계획입니까.
부동산이 많다는 얘기도 있더군요.

<>지금까지 사업을 하면서 자금애로는 겪어본 적이 없습니다. 결코 분수
넘게 일을 벌리지 않기 때문이지요. 만27년간 사업을 해오면서 터득한 철학
입니다. 다만 인력애로를 겪은 적은 많았습니다. 외형성장에 걸맞는 유능한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어요.

부동산도 제법 있습니다. 그러나 부동산을 처분해 이득을 본적은 결코
없습니다. 일찌기 내가 추진할 사업의 기초가 부동산임을 깨닫고 사업
예정지에 땅을 사뒀을 뿐입니다.

-새롭게 펼칠 스포츠 레저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구상은.

<>경기도 포천 가평 남양주와 전북 고창등지에 쇼핑 레저 스포츠 문화예술
주거시설이 공존하는 종합레저타운을 건립할 계획입니다. 민속 스포츠의
마당도 갖추고 수영 스키인구가 느는만큼 수영장 스키장도 전국 몇군데
마련할 예정입니다. 제주도 사이판에도 레저센터 건립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문화예술을 산업화해 나간다는 구상입니다.

-다른 중견의류업체들에 비해 해외에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더군요.

<>올해를 국제화의 원년으로 삼고 해외진출에도 본격 나서기로 했습니다.

세계최고상품을 만들어 국제무대에서 승부를 걸 계획입니다. 나산을 세계
에서 손꼽히는 건실한 기업으로 키워나갈 각오입니다. 연내 중국 청도 대련
에 의류공장을 설립하고 미국에는 "조이너스""꼼빠니아"등 의류수출뿐
아니라 건설합작법인을 설립할 계획이지요. 또 일본에서는 그곳 유통체인을
통해 영업활동을 활발히 펼친다는 사업계획도 세워놓고 있습니다.

-시세가 수천억원에 달하는 영동백화점을 어떻게 1백50억원에 인수할 수
있었습니까. 또 적자투성이인 영동백화점을 어떻게 운영해 나갈 계획인지요.

<>땅값만도 1천억원이 넘는데 부채 1백20억원을 제외한 순수현금 30억원은
너무 적다고 생각할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매달 15억원이상의 적자가 누적돼
연간 2백억원정도 빚이 불어나고 있습니다. 몇년내에 땅도 송두리째 빚에
넘어갈 상황이지요. 소유주 김택씨가 더 악화되기전에 경영유능력자에게
30억원이라도 받고 넘기기로 결심한 것이지요. (안회장은 더이상의 언급을
회피했다) 영동백화점은 올해중 7년연속 적자를 털고 새로 태어날 것을
확신합니다. 공급자 중심이 아닌 소비자위주의 영업을 펄쳐나갈 생각입니다.
유통과정및 관리영업비등 제반비용을 줄여 소비자들에게 양질의 상품을
가장 저렴한 가격에 공급할 방침입니다.

-나산이 급성장을 한데 대해 부동산 투기등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외형을
불린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도 업계일각에서 나오고 있더군요.

<>무에서 유를 창조하다보니 시기 질투하는 사람들이 많겠지요. 성장환경
과 과정만 중시하는 풍조때문에 기업신뢰도에서 손해를 보고 있어요. 87년
이후 납세실적 20위안에 빠지지 않고 들어갔고 91년엔 실적 1위였습니다.
세금많이내는 사람을 인정해주고 대접해 줘야하지 않습니까.

안회장은 광주서중에 입학했으나 가정형편상 3개월만에 학교를 그만두고
16세에 상경해 중국집 배달원, 공사판 인부등 안해본 일이 없다. 종업원으로
있던 중국집을 인수 주인이 된 안회장은 70년대에 무랑루즈, 초원의집등
음식점을 경영, 큰돈을 벌어 의류, 건설, 레저사업에 진출했다.

( 대담 = 문병환 <산업2부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