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의 템포를 더 빨리!" "다리미를 손가락으로 만지는 동작이
빠졌잖아" "무대뒤의 사람들 좀 조용히 하십시오"

10일 오전11시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소극장 무대. 실제 공연때와 똑같이
각종장치와 소품 의상을 모두갖추고 진행되는 연습에 한치의 틈만 보여도
이탈리아연출가 베르나르디의 날카로운 지적이 어김없이 날아든다.

국립극단원들이 이처럼 완벽한 무대를 꾸미기위해 여념이 없는 작품은
국립극단이 주한 이탈리아문화원과 공동주최로 오는13일부터 26일까지
국립극장소극장에서 공연할 "여관집여주인".

이탈리아의 18세기작가인 골도니의 대표적희곡작품이 동일제작진에 의해
서울과 이탈리아무대에 동시에 올려지는것.

이작품은 이탈리아 볼자노상설극장이 현재 로마 트렌토등 이탈리아14개
도시에서 순회공연중(12월1일까지)이다. 이번공연은 골도니의 사후200주년
을 기념하여 마련된것으로 이탈리아 볼자노상설극장장 M 베르나르디가 연출
을 맡았다.

국내초연인 이 작품의 줄거리는 여관집여주인인 주인공 미란돌리나가
자신에게 거칠고 까다롭게 구는 남자에 대한 보복으로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갖은 술책을 써 그 남자로 하여금 자신을 미치도록 사랑하게 만들어 무릎을
꿇게한 다음 끝내는 절망시킨다는 내용이다.

유혹,또는 복수를 주제로 한 코미디이지만 철저히 사실적인 리얼리즘
연극이다. 국립극단은 이번 공연을 위해 1,000만원을 들여 소극장에 전기
모터를 동력으로 한 회전무대를 설치,빠른 장면전환을 꾀하도록 했다. 또
문양등 각종 무대미술은 18세기 이탈리아의 특징을 살렸고 의상 가면등도
이탈리아 현지에서 가져온 샘플을 기초로 제작,본고장 냄새가 물씬
풍기도록 했다.

연출을 맡은 베르나르디씨는 "한국에서 초연되는 작품인 만큼 작가의
의도를 정확히 표현,분명하게 메시지를 주고싶다"며 "그당시 극중 인물들의
개성과 성격등을 최대한 살릴수있도록 노력했다"고 밝혔다.

타이틀 롤인 미란돌리나역은 신인 배유정,미란돌리나의 계략에 빠지는
기사역은 박상규,미란돌리나를 흠모하는 귀족역은 서희승과 최상설씨가
맡는등 9명의 국립극단배우들이 출연한다.

<글 신재섭기자.사진 강은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