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전기업계 `대부'' 정덕진(53.구속중)씨의 동생 덕일(44)씨로부터 5억
4천만여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전 대전고검장 이건개(52)씨
에 대한 3차공판이 13일 오후 서울형사지법 합의23부(재판장 김황식 부장
판사) 심리로 열려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이날 증인으로 나온 정덕일씨는 "지난 88년 11월께 이씨에게 5억4천만
여원을 차용증을 받고 빌려주었으나 이 돈을 반드시 돌려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해 이 돈이 사실상 뇌물성격이었음을 내비쳤
다.

정씨는 "88년 10월 안기부가 슬롯머신업소에 대한 내사를 시작 할 무
렵 검찰에서도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장아무개씨를 통해 조직폭력배 단속지휘업무를 맡고 있던 당시 대검 형사
2부장인 이씨를 만나 우리 형제를 잘 봐달라고 부탁했다"며 "그 얼마
뒤 이씨가 빌라 구입자금을 빌려달라고 요청해 돈을 빌려주는 것이 나중
에 유리하다고 판단해 돈을 빌려준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이씨가 받은 돈의 직무 관련성을 입증할 자료로 이씨가 대
검 형사2부장 재직 때인 88년 8월 작성된 `조직폭력배 실태 및 단속현황''
문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다음 공판은 9월4일 오후 2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