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1.4분기중 경기침체의 여파로 도시근로자가구의 월평균소득이
지난85년이후 가장 낮은 10.5%증가에 그쳤다. 소비증가율도 크게
둔화됐으나 세금 의료보험료등 비소비지출은 대폭 늘어 가계수지를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식품 주거 의복비지출은 증가율이 낮아진 반면 보건의료 교육
오락비지출은 높은 증가세를 보여 소비의 고급화추세가 지속되고있다.

7일 통계청이 발표한 "93년 1.4분기 도시근로자 가계수지동향"에 따르면
올1.4분기중 도시근로자가구는 한달에 평균 1백42만9천원을 벌어
1백8만3천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월평균소득은 전년 같은기간의 1백29만3천원에 비해
10.5%(13만6천원)늘어났으나 전년동기의 소득증가율 23.4%보다는 증가율이
크게 둔화됐다. 특히 작년동기에 비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이 4.6%임을
감안하면 실질소득은 5.6%밖에 늘지 않은 것이다.

또한 월평균 가계지출 역시 전년동기의 98만2천원에 비해
10.4%(10만1천원)증가,작년 같은기간(23.4%)에 비해 증가율이 낮아졌다.

가계지출중 소비지출은 97만4천원으로 전년동기보다 9.9% 늘어났다. 이는
85년 1.4분기이후 가장 낮은 신장률이어서 경기침체의 여파로 과소비풍조가
사라지고 있음을 반영하고있다.

이처럼 도시근로자가구의 돈벌이가 시원치 않고 씀씀이도 절제되고
있는데도 조세부담액이나 사회보장분담금은 큰폭으로 증가하고 있어
도시근로자가구의 살림살이를 더욱 옭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1.4분기중 월평균 조세부담액은 3만5천원으로 전년동기보다 29%
늘어났으며 의료보험료 퇴직기여금등 사회보장분담금은 3만원으로 27.3%가
증가했다. 이 기간중 월평균 소득증가율이 10.5%임을 감안하면 소득이
별로 안느는데 세금등으로 내는 돈은 많이 나갔다는 얘기다.

이처럼 가계수지여건이 나빠지면서 소득중 세금 이자 사회보장분담등을
제외하고 소비나 저축으로 자유로이 처분할수 있는 가처분소득도 가구당
월평균 1백32만원으로 전년동기보다 10.1%(12만1천원)늘어나는데 그쳤다.
이는 같은기간중 소득증가율 10.5%보다도 낮은 것이다.

가처분소득에서 소비지출을 뺀 가계흑자액은 소비지출증가의 둔화를
반영,월평균 34만5천원으로 전년동기보다 10.9%가 늘어났다.

한편 경기침체로 주부등 가구원 치업이 줄어 가장(가구주)의 소득비중은
증가한 반면 가장을 뺀 나머지 가구원들의 소득은 오히려 감소했다.
부동산침체등으로 재산등에서 생기는 소득도 감소했다.

가장의 근로소득은 1백6만5천원으로 전년보다 15.6% 늘었으며 한가구
총소득에서 가구주 소득의 비중은 74.6%에 달해 전년동기보다 3.3%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가장을 제외한 가족구서원의 소득은 경기부진으로 가구당
취업인원수가 감소,전년동기보다 1.7%줄어든 16만3천원이었다.

소비지출을 보면 의식주등 "기본소비"는 별로 늘어나지 않은 반면
광열.수도비(26.0%)교육교양오락비(19.2%)교통통시닙(19.2%)안경 녹즙기등
보건의료용품기구(20%)등 "고급소비"는 큰폭으로 신장됐다. 이에따라
소비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중인 엥겔계수가 26.9%로 전년동기의
28.4%보다 1.5%포인트 낮아져 소비구조의 고도화를 반영했다.

항목별 특징을 보면 그간 20~30%의 높은 증가추세를 보이던 외식비가
9.8%증가에 그쳐 절약분위기가 자리잡혀가고 있음을 엿볼수 있다.

또 주거비는 3만4천원 8.9%늘어났으나 월세에 대한 지출은 12.3%감소했다.
이는 월세가구가 전세가구로 주거형태를 바꾸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가구.가구사용품은 대부분 소비가 줄어든 가운데 침대 장식장 응접세트등
"고급"가구용품은 소비가 늘어 눈길을 끌었다.

<안상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