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연말 미국 투어프로들을 대상으로 동반라운드를 하기가 가장싫은
선수를 뽑는 투표에서 헤일어윈이 불명예스럽게도 1위로 선정됐었다.

그 이유는 라운드 도중 샷이 잘못 됐을때마다 짜증과 불평을 남발,동반
플레이어들이 정신을 집중할수 없다는 것이었다.

US오픈을 세번이나 쟁취한 위대한 기록을 세우고도 대중들에게 크게
어필하지 못하고 심지어는 같은 동료들에게까지 라운드 하기싫은 상대로
지적된 것이다. 이는 사소한 일로 라운드 도중 불평과 짜증을 내는 것이
그날의 동반자들에게 주는 영향이 얼마나 큰것인가를 새삼 일깨워주는 좋은
예이다.

우리주위에서도 라운드 도중 게임을 보조하는 캐디에게 하잘것없는 일로
짜증을내 동반자들의 기분과 게임의 분위기를 망치는 경우가 많다. 캐디가
스코어를 잘 못 기록했다하여 지난홀을 따지면서 화를 내는 어이없는
경우까지 있다. 특히 내기골프를 하면서 동반경기자의 스코어를
잘못계산하여 실제보다 낮게 기록했을때는 다음홀까지 들리는 고성을
내기도 한다. 이러한 상식밖의 매너는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 왜냐하면
원래 스코어 기록은 반드시 플레이어가 해야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이다.

스코어 기록은 캐디가 해서도,또 할수도 없는 것임에도 당연히 캐디가
하지않으면 안되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골퍼가 주위에 많다.

첫홀에서 더블보기 이상의 스코어를 내고는 "야 이건 첫홀이니 전부
보기로 적어"라고 요구하는가 하면 OB를 내고는 "이건 멀리건이야"하는
경우도 있다.

이같은 어처구니 없는 요구로 인해 캐디의 스코어계산은 순식간에
헷갈리게 마련이고 이때부터 스코어 기록은 눈치껏 적당주의로 작성된다.
심한 경우에는 트리플 보기를 해놓고 스코어 기록은 보기로 적어줄 것을
안색하나 변하지 않고 주문한다. 그렇게해서 조작된 스코어를 가지고
희희낙락하며 골프문화를 논하기까지 한다.

가까운 일본에서는 캐디에게 스코어 기록을 부탁하면 어김없이
거절당한다. 왜냐하면 엄연히 규칙위반이기 때문이다. 토너먼트가 아닌
친선 라운드일때는 동반자중에서 제일 낮은 핸디캡 소유자가 스코어를
기록하면된다.

세컨드샷 또는 파3홀에서 캐디에게 "몇번으로 치면될까?"보다는 "핀까지
몇 정도 될까?"하고 조언을 구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캐디의 조언을
참고하면서도 결국 클럽의 선택은 자신이 해야하는것이고 스윙에 대한
책임도 반드시 자신이 져야만하는것.

캐디가 제시한 클럽으로 친샷이 온그린 안됐다고해서 캐디에게 불평과
짜증을 내는것은 가장 보기싫은 매너이다.

인간은 푸른 자연속에서 마음이 풍요로워지고 순수해지는 특성이있다.
따라서 골프는 예절과 매너만 잘 준수하면 초면인 사람들과도 4시간 남짓
라운드하는동안 죽마고우처럼 쉽게 친숙해질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코스에서 터무니없는 짜증과 불평을 함으로써 자신의 스트레스는
물론이고 동반자들의 정신집중까지 산만하게 만든다면 미움을 받아
마땅하다. 그래서 골프는 "매너"여하에 따라 존중받는가하면 동반
라운드를 가장 하기싫은 존재로 배척당하기도 하는것이다. 코스에서는
절대적으로 실력보다 매너가 더 중시돼야하고 그것은 항상 나보다는
동반자들의 기분을 배려하는것이 출발점이다. 지금부터라도
스코어기록만큼은 반드시 플레이어 자신이 작성,올바른 골프문화정착을
위해 스스로 노력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