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실세금리하락과 공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엔 왜 돈이
들어오지 않는가.

고객예탁금은 지난해 11월이후 3개월여동안 2조5천억원대 안팎에서
정체상태에 빠져있다.

지난해 10월이후 회사채유통수익률등 시중실세금리가 급속도로 떨어지고
지난 1월26일 공금리가 인하됐음에도 증가할것으로 기대되던 고객예탁금이
전혀 늘지않고 있는것이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떨어지면 이는 3가지 경로를 통해 증시에 자금유입을
추진하는 순기능을 갖는다.

투자자들은 고금리금융상품에서 주식시장으로 발길을 돌린다. 기업은
이자부담이 줄어 재무구조가 개선된다. 경제는 기업의 투자의욕이
되살아나 경기회복의 전기를 마련하게 된다.

금리하락으로 갈 곳을 잃은 자금이 이같은 과정을 통해 주식시장에 몰려
올것으로 기대됐으나 예상이 빗나가고 있는 이유는 자금시장측면과
증권시장측면으로 나누어 살펴볼수있다.

우선 자금시장쪽에서 보면 시중실세금리하락후 높은 수익률을 쫓는 돈들이
투자신탁의 공사채형수익증권으로 향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지난해 10월말 23조8천1백94억원이던 투신의 공사채형수신고는 지난 11일
현재 28조3천2백67억원으로 4조5천73억원이 늘어났다.

특히 1.26공금리인하후에는 자금이 더욱 급속도로 몰려 불과 보름사이에
1조원이 넘는 돈이 투신에 흡수됐다.

공사채형수익증권에 이처럼 돈이 몰리는 것은 과거 높은 금리때 사둔
채권이 많아 여전히 수익률이 높기 때문이다. 회사채유통수익률이
연12.6%지만 공사채형수익증권의 수익률은 연16%에 이르고있다.

또한 앞으로 금리가 더 떨어질 것이란 예상이 우세해 아직도 채권에
남아있으려는 자금이 많다.

대한투신 경제연구소는 회사채유통수익률이 연11.5~11.6%까지
하락할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리인하후 일부 자금이 이처럼 투신공사채형수익증권등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상품에 몰리고 있으나 나머지는 갈곳을 못 찾고 지하로
스며들고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금리하락으로 뭉칫돈들이 저금리상품을 외면하고 있는데다 작년 10월
전경련이 금융실명제실시를 찬성하고 차기 정부도 이를 정책과제로 추진할
것으로 알려져 이같은 부동자금의 지하잠행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국민주택채 2종(아파트채권)이 거래증가와 더불어 가격이 오르고
개인금고 이용자가 늘며 외국은행수신고가 늘어나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해석되고 있다.

주식시장에 자금이 안들어오는 이유는 이처럼 뭉칫돈이
공사채형수익증권등 상대적 고금리상품이나 지하로 쏠린데도 있지만
주식시장이 이 돈들을 끌어당길만한 흡인요인을 갖추지 못한데도 있다.

기업의 설비투자가 거의 없는 지경이라 경기회복에 대한 확신이 서지않고
이에따라 과감하게 투자대상을 주식으로 바꾸기가 어렵다는 진단이다.

또한 지난해 10월이후 주가가 500선에서 800선까지 상승,현재의
여건아래선 주가가 오를만큼 올랐다는 공감대도 확산되고 있다.

이같은 증시내외부적 요인이 겹쳐 고객예탁금이 늘지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더욱 비관적인 분석은 지난3개월간 고객예탁금이 2조5천억원선에 머물러
있는듯 했지만 국내일반투자자의 실질고객예탁금은 빠져나갔다는 지적도
있다.

한진투자증권은 지난11월이후 외국인(8천60억원)과 기관(5백88억원)은
주식을 순매입한 반면 일반투자자는 6천6백89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
증시를 빠져나갔다는 조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결국 금리가 떨어졌다고해도 경기회복등 탄탄한 재료가 출현하기 전에는
증시로의 자금유입은 당분간 힘들다는 진단이 지배적 의견인 셈이다.

<안상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