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은 소생할것인가.

미우량기업의 대명사로 컴퓨터업계의 제왕으로까지 불리던 IBM이 경영난을
극복,명성을 되찾을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IBM은 26일 이사회를 열고 존 에이커스회장겸 최고 경영자(CEO)를
퇴임시키고 새로운 CEO를 선출할 것이라고 전격 발표했다.

지난해 대량감원및 분사화등을 통해 대대적인 체질개선에 나선 IBM이
경영정상화를 위해 마침내 CEO교체라는 방법까지 동원한 것이다.

IBM이 이같은 극단적 수단까지 동원하게 된것은 91년에 이어 92년에도
대규모적자를 면치못했기 때문이다.

92년의 49억6천만달러 적자는 기업 연간적자로는 사상최대 규모였다.

이번의 CEO교체는 90년이후 추진해오고있는 체질개선작업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미를 담고있다.

IBM은 기업경량화를 위해 지난 2년동안 6만9천명을 감축한데이어 올해에도
2만5천명을 감원할 계획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해외에까지 미쳐 한국IBM의 경우 오는 2월15일까지
퇴직희망자를 접수하는등 감원작업에 나서고있다. 회사측은 강제퇴직은
없고 희망자만 감축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상당인원의 감원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IBM은 또 기존의 메인프레임컴퓨터 생산등 하드웨어 중심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주력업종을 바꾸는 작업도 진행중이다.

오는 90년대말에는 IBM을 인텔이나 마이크로소프트사와 같이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만들 계획이다.

이를위해 앞으로 소프트웨어 개발및 판매 컨설팅업무 프로젝트사업등 각종
소프트웨어 관련사업에 주력,5년내 매출액의 50%이상을 소프트웨어부문에서
벌어들일 방침이다.

IBM은 지난해 컨설팅업무등의 서비스부문과 소프트웨어부문 매출액이 각각
31.7% 5.8%씩 증가했다.

이밖에 IBM은 급속한 컴퓨터업계 변화에 대처키 위해 회사를 쪼개
경영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

분사화에 따라 지난해 9월 탄생한 IBM PC는 11월중 매출액이 사상최고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같은 구조개편 노력에도 불구,전체 매출액이 계속 감소하고
주가는 폭락해 보다 과감한 체질개선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주가는 지난해 50%이상 떨어졌고 올 연초에는 20년만의 최저수준인
50달러선까지 주저앉았다.

매출액도 지난4.4분기중 1백95억달러를 기록,전년동기의 2백19억달러보다
큰폭으로 줄었다.

IBM의 계속되는 경영난은 관료화된 거대기업조직에 따른 생산성저하와
제품의 경쟁력 상실에 있는 만큼 혁명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IBM의 주력상품인 메인프레임컴퓨터는 판매량이 전년보다 12%이상
줄어들었다.

메인프레임은 IBM의 전성기였던 70년대 하드웨어전체시장의 80%이상을
차지했으나 최근엔 20%선까지 떨어졌다.

반면 당시에는 존재하지도 않던 PC와 워크스테이션이 하드웨어시장의
60%이상을 차지하고있다.

IBM은 10여년전 PC를 개발했음에도 PC시장의 잠재력을 인식하는데
둔감했으며 업계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하지 못했다.

일부 컴퓨터전문가들은 컴퓨터시장의 변화로 IBM의 시대는 가고
마이크로소프트나 인텔이 IBM의 지위를 뺏을것이라는 성급한 전망도 하고
있다.

에이커스회장도 이날 "컴퓨터업계의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IBM의
체질개선은 불가피하며 이를위해 새로운 최고경영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컴퓨터업계에서는 에이커스회장의 퇴임과관련,IBM이 당분간
구조재편과정에서 상당한 혼란을 겪겠지만 결국 정상을 되찾을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미 몇분야에서는 지난 90년이후 추진하고 있는 체질개선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92년동계 컴덱스쇼에서 선보였던 "퍼스널커뮤니케이터"같은 차세대
가전제품을 개발,가전시장에 뛰어들었으며 내부충당용으로만 생산했던
반도체의 외부판매에도 적극 나서고있다.

또 기술적 우위를 바탕으로한 그동안의 "고립주의"에서 탈피,경쟁업체였던
애플과 손잡는등 업체간의 기술및 판매제휴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거대기업조직인 IBM 에 체질개선의 효과가 본격 나타나기에는 상당 시간이
걸리겠지만 오는90년대 후반부터 차츰 경쟁력을 회복할 것이라는게 업계의
지배적 분석이다.

<최인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