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안에 한 학자가 타고 있었다. 그 학자는 같은 배에 타고 있던
상인들로부터 "도대체 당신은 무엇을 파는가"라는 물음을 받고 "내 상품은
이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물건이오"라고 대답했다. 상인들은 그 학자가
잠들어 있는 틈에 짐을 조사해 보았다. 그러나 아무것도 나오지 않자 모두
이 학자가 좀 돈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다.

오랜 항해를 하는 동안에 배가 난파를 당했다. 모두 짐을 잃고 가까스로
목숨만을 건져 육지 마을에 닿았다. 그 학자는 그 마을의 촌장과 대화를
나누었다. 그 결과 그 학자가 어느 누구보다도 뛰어난 학식을 가졌음을
알게 되었다. 그는 그 마을에서 아주 극진한 대우를 받고 현자로서 부를
이룩했다. 이것을 본 상인들은 "당신이 옳았어요. 우리들은 상품을
잃었지만 당신의 상품은 살아있는 한 잃어버릴 염려가 없지 않습니까"라고
말했다.

유태인들간에 전승되어오는 이러한 일화를 빌릴 필요도 없이 지식은
영구한 샘이다. 육체나 재물의 힘,권력은 잃어버리기 쉽지만 지식의 힘은
인간의 육체와 정신이 존재하는 동안 존속되게 마련이다.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도 "돈을 하,힘을 중,지식을 상으로 삼으라"는 충고를 하지
않았던가.

사람이 사물의 진리를 바르게 알고 정사를 분별하여 보람있는 행동을
하려면 지식을 쌓아가야 한다. 더구나 요즘처럼 정신을 차릴수 없을
정도로 급속한 변화가 이루어지는 세상에서는 남보다 좀더 배우고 익혀서
지식의 힘을 기르는 것만이 남에게 뒤지지 않는 최선의 길이다.

그러한 지식은 학교라는 제도적 울타리안에서 길러지는 것이 관행이다.
그것은 경제적 뒷받침이나 주변여건이 허용될 때에만 가능하다.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독학이라는 길이 열려있을 뿐이다.

독학은 현대처럼 복잡다단한 세태에선 지극히 어렵고 고된 일이
아닐수없다. 시간적 여유를 갖고 주경야독을 할수 있었던 옛날의 목가적
상황과는 너무나 다르다.

최근 독학사들의 첫 배출은 현대판 주경야독의 승리라 할수 있다.
불가항력적인 이유로 대학에 진학하지 못한 젊은이들에게는 희망의 빛임에
틀림없다. 특히 젊음속에서 피워보지 못한 학문에의 열정을 불사르려는
만학도들에게도 한줄기 빛이 아닐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