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 마르크스의 부인 제니는 가난한 노년기를 보내면서 이런 말을
남긴것으로 알려졌다. "카를은 자본에 관한 방대한 책을 이 세상에
남겼지만 그런것보다 나에게는 약간이나마 자본을 남겨주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을."이라고-. 제니부인의 가난 고생을 환히 보는듯한 느낌이다.
마르크스자신이 그의 조국(독일)에서 추방당해 영국의 한 도서관
지하실에서 자본론의 거작을 저술했다니 그가 가족에게 남긴 유산이라곤
가난뿐이었던것.

그런데 이가난은 제니부인만의 것은 아니었다. 마르크스의 가르침에
충실했던 구 소련을 비롯한 동유럽 여러나라들이 "경제전"에 패배,지금
가난으로 부터의 탈출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음은 세계가 다 아는
일이다. 다만 마르크스의 제자들 중에서 유일하게 옛체제를 고수,"우리식
사회주의"건설을 고집하는 북한만을 제외하고 말이다.

북한은 여전히 "잘사는 이상사회"건설선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금년초
김일성의 신년사에 난데없이 "이팝(쌀밥)에 고기국"구호가 등장,시대감각을
의심스럽게 하더니 지난주일에는 "콩우유"선전으로 자기만족에 도취되기도
했다. 북한은 "국민학교 고등중학교 학생들의 시간표에는 인류
교육역사상에 없는 콩우유시간이 있다"고 자랑했다. 말하자면 각급학교의
급식시간에 진짜 우유가 아닌 대용우유를 지급한다는 사실을 "인류
교육역사"를 들먹이면서 "친애하는 동지 김정일"의 치적으로 찬양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자체찬양에 그치지 않고 남한에 대한 중상 비방을
거듭하고 있다는데 있다. 그들은 남한의 어린이들은 "콩우유"와 같은
영양식은 고사하고 끼니마저 잇지못해 "점심시간"이 곧 "눈물시간"으로
변해버렸다고 선전하면서 서울에는 동냥과 품팔이하는 어린이들이 13만명에
달한다는 것.

남북화해부속합의서의 발효로 남북이 서로 비방 중상을 금하기로 했음에도
북한은 우리의 대선을 겨냥,대남비난의 톤을 한층 높이고 있는 모양 합참이
중부전선에서 수집한 북한의 대남선전방송집계에 의하면 104개의 확성기를
통해 하루평균 15시간반씩 입에 담을수 없는 욕설을 퍼붓고 있다는것.
북한의 대남욕설 빈도와 북한의 식량위기가 정비례한다는 설도 있고해서
북한주민들이 금년 겨울에도 배고픈 긴밤을 보내야 하는거나 아닌지
걱정이다. 북한의 옥쌀공장(옥수수가루로 쌀모양의 대용식을 만드는
공장)이 금년 겨울에도 바삐 돌아야 할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