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복동의원 납치사건''이 대선 정국에 엄청난 정치적 소용돌이를 몰고
오고 있다.
민주.국민당은 18일 김 의원이 청와대의 지시에 따라 경찰에 의해 불법
`납치''된것으로 확인되자 노태우 대통령과 현승종 내각의 중립의지에 정
식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는 한편 국회 본회의를 열어 이 사건의 진
상을 규명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와 관련해 김대중 민주, 정주영 국민당 대표는 18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노 대통령과 3당 대표 회담을 통해 공권력에 의한 김 의원 납치 및
탈당번복 압력 사태에 대해 직접 해명할 것을 요구했다.
노 대통령은 이에 대해 "탈당문제에 관해 김 의원과 직접 상의하기 위
해 불렀으며, 특별히 김 의원을 불러올릴 방법이 없어 경찰을 동원했다"
고 공권력 동원 지시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정 대표는 전했다.
이에 앞서 김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해 "당적
을 포기하고 중립을 선언한 노태우 대통령이 김복동 의원의 강제연행을
지시한 것으로 밝혀져 노 대통령의 중립성에 결정적인 의혹을 가질 수밖
에 없다"면서 "노 대통령은 국민 앞에 납득할 수 있는 해명을 해야 한
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와 함께 국회 본회의에 현승종 총리를 출석시켜 이 사건의
진상을 규명할 수 있도록 의사일정 재조정을 위한 3당 총무회담을 제안
했다.
정 국민당 대표도 이날 아침 소집된 긴급 당직자회의에서 "김 의원이
납치된 현장에 경찰은 물론 민자당 간부도 있었음이 확인됐다"면서 "이
번 사건은 민자당의 지휘에 따라 공권력이 앞장서 김 의원 탈당을 방해
하려 한 것"이라고 말했다.정 대표는 이번 사건을 의회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으로 규정하고 국회 본회의 소집과 진상조사단 구성을 지시
했다.
이영일 새한국당 대변인도 이날 성명을 내 현승종 국무총리와 내각의
총퇴진을 요구했다.
한편 김 의원의 출신구인 대구 동갑지구당 당원들은 김 의원이 나타날
때까지 지구당사에서 무기한 농성을 벌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