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여직원에대한 인사제도를 어떻게 할것인가를 놓고 고민중이다.

이같은 고민은 노동부가 현행의 여행원제도를 9월말까지 폐지하라고
지시한데서 비롯됐다. 여행원제도는 남녀차별을 전제로 했다는
이유때문이다.

은행들은 대안으로 종합직과 일반직신설을 골자로한 "신인사제도"를
마련중이나 노조의 반발로 벽에 부딪쳐있는 상태. 노조가 주장하는
"남녀단일호봉제"는 엄청난 인건비가 소요되고 승진등 인사문제도 해결하기
쉽지않다. 이에따라 대부분의 은행들은 코앞에 닥쳐온 하반기
신입사원채용계획수립도 미뤄놓는등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처한
입장에 빠져있다.

현행 인사제도는 직제를 여행원 초급행원 중견행원으로 구분해놓고

있다. 여행원은 여상등 고졸여자사원이 입행,차지하는 자리.

은행들은 여행원제도를 종합직과 일반직으로 대체하는 신인사제도도입을
검토했었다.

종합직은 최고경영자까지 오를수있는 직제다. 반면 일반직은 창구업무등
단순업무를 주로하는 직책이다. 정년때까지 승진을 해봐야 창구업무책임을
맡는 "감독직"(대리급)까지만 가능하다. 가급적 원거리점포에는 보내지
않는등 전근도 제한된다. 입행때부터 이런 일반직으로 들어오면 승진등에
따른 말썽의 소지도 없다. "여자"라고 명기하지 않는이상 남녀차별시비도
없어지고 따라서 노동부의 지시사항도 충족시킬수 있다는게 은행측의
주장이다.

이 제도는 특히 일본등 선진국에서도 정착단계에 있다. 우리나라에선
신설은행인 하나 보람은행이 이제도에의해 직원을 뽑고있다. 외환은행도
지난6월 여직원35명을 일반직으로 채용했었다.

그러나 은행노조들의 주장은 다르다. "여행원"을 "일반직"으로 말만
바꿨을뿐이지 그 내용은 달라진게 없다는 것이다. 급여차이가
"온존"하고있는한 "눈가리고 아웅"하는 것이라고 반발하고있다.

노조들은 진정한 남녀평등에 부합되는 제도는 남녀단일호봉제라고
밝히고있다. 남자건 여자건 같은 학력이면 같은 대우를 해달라는 것이다.

.은행이 단일호봉제를 선뜻 받아들이지 못하는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대형시중은행의 경우 연간 50억원정도의 추가인건비가
들기때문이다.

노조측에서 봐도 마찬가지다. 9월 위원장선거를 앞두고 신인사제도를
받아들일 계제도 아니다.

한 은행 인사책임자는 "실무자들이 거의 매일 만나 의견을 나누고 있지만
진척이 없다"고 밝히고있다.

결국 새인사제도는 9월 한달간 뚜렷한 결론을 내지못하다가 "늘
그랬듯이"시한에 임박해 어설픈 "합작품"이 만들어질것 같다는게 금융계의
중론이다.

<하영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