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형사 3부(주심 김상원 대법관)는 14일 승용차를 몰고 와 집근처
에서 내린 아파트 주민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하고 차량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로 구속기소된 박형식피고인(25. 봉제업. 서울 관악구 봉천 2동) 에
대한 강도살인 등 사건 상고심 선고공판에서 박피고인에게 사형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대법원이 원심 형량이 지나치게 무겁다는 이유로 스스로 형량을 낮춰 선
고한 것은 드문 일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사형은 인간생명을 박탈하는 극형으로서 생명을
존치시킬 수 없는 부득이한 경우에 한해 적용돼야 한다"며 "박피고인의 경
우 범행당시 21세의 젊은 나이에 특별한 전과도 없고 술에 취해 우발적으
로 범행을 저질렀으며 피해자측과 합의한 점 등을 감안할 때 박피고인에
대한 형량이 지나치게 무거운 점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박피고인은 지난 88년 11월9일 밤 12시께 서울 서초구 반포 2동 경남아
파트 1동 옆 골목에서 이 아파트주민 신모씨(사망당시 45세)를 흉기로 찔
러 숨지게 하고 신씨가 몰고 온 차량을 빼앗아 달아난 뒤 증거를 없애기
위해 서울 관악구 봉천동 배수지 펌프장에서 차량을 불태워 버린 혐의로
구속기소돼 1.2심에서 사형이 선고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