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다버린 산업폐기물을 합성해 "파스콘"이란 특이한 신물질을 개발한
기업인이 있다.

(주)더코산업 김덕호사장(45)이 바로 그다.

김사장이 개발해낸 파스콘은 시멘트 콘크리트의 대체품이다.

시멘트콘크리트보다 강도가 3배나 높다. 그럼에도 무게는
시멘트콘크리트에 비해 10분의1에 지나지않는 상식을 뛰어넘는 물질이다.

더욱 놀라운것은 이것을 만드는데 들어가는 원료.

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해 쌓이는 먼지가 이의 원료라는것.

국내화력발전소에서 쌓이는 먼지(플라이애시)는 연4백만t규모나 된다.

이에비해 이회사가 가져다쓰는 먼지는 연1만t정도에 불과하다.

따라서 원료비가 단한푼도 들지 않는다.

보령화력발전소등에서 오히려 청소비를 받고 원료를 구해온다.

부대원료인 폐비닐과 제철소폐기물인 슬래그도 공짜로 얻어오기는
마찬가지.

원료비가 완전히 공짜여서 생산원가도 매우 낮다.

시멘트콘크리트보다 값도 더 싸다.

덕분에 건설회사들로부터의 주문이 급팽창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올연말까지 생산해낼 물량이 다 팔려나갔다.

드디어 제품이 없어 못파는 상태에까지 왔다.

김사장이 이물질을 개발한 것은 지난86년6월 동아건설해외공사부장으로
있을때였다.

당시 그가 맡은 업무는 리비아수로공사를 견적 입찰 집행하는 일이었다.

이때 해수면과 가까운 곳에는 시멘트콘크리트나 철재를 쓸수가 없다는걸
알아냈다.

이의 해결을위해 고안해낸 방법이 콘크리트에 합성수지를 섞어 코팅하는
것이었다.

이 방식에서 힌트를 얻어 개발해낸것이 바로 파스콘이다.

김사장은 이듬해인 87년12월에 동아건설을 그만두고 곧이어 더코산업을
설립했다.

88년과 89년은 주로 공장설비를 갖추는데 보냈다.

우선 충남 천안 백석공단에 대지 1천8백평에 건평 6백20평의 공장을
세웠다.

충남 논산에도 대지 1천5백평에 건평 5백80평의 공장을 지었다.

그동안 모은 가산과 퇴직금등을 모두 털어넣었다.

파스콘을 본격생산하기 시작한 것은 90년초부터로 건축공사용 제품부터
만들었다.

아파트 옥상공사용 받침대와 토목공사용 빗물받이 배수로용 파스콘등이 잘
팔려나갔다.

더코산업의 90년매출은 18억5천만원,지난해에는 25억원으로 늘어났다.

올들어서는 상반기에 벌써 25억원을 넘어섰다. 주문량까지 포함할 경우
이미 50억원에 이르렀다. 한햇동안 매출이 1백%나 증가한 셈이다.

내년도 매출은 1백억원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각주택건설업체들의 수요가 급격히 증가해서다.

따로 콘크리트구조물을 만들어야 할수있던 공사를 파스콘으로 조립하면
너무나 쉽게 공사를 끝낼수 있는 기능덕분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김사장의 사업이 계속 탄탄대로만 걸어온것은 아니다.

설립초기에는 파스콘에대한 일반인들의 이해가 모자라 고생을 많이 했다.

특히 은행등 금융기관에서 과연 이 물질이 시멘트콘크리트를 대체할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많이 가졌다. 시설자금등을 쉽게 빌려주지
않았다.

지난 90년8월4일 특허등록을 마치고나서야 이 문제가 해결됐다.

김사장은 대구출신으로 73년 영남대토목공학과를 나왔다.

대학을 졸업한뒤 벽산건설에 2년,동아건설에 13년등 총15년을
건설회사에서 근무했다.

덕분에 파스콘을 활용한 건설공사용 부조물을 많이 개발했다.

아파트 옥상배기구 홈통받이 오수받이 맨홀등 다양하다.

김사장은 "자원재생측면에서도 이 파스콘의 대량생산체제가 시급히
갖춰져야 할것"이라고 강조한다.

제철소에서 나오는 연간1천8백만t의 고로슬래그와 폐비닐의 황용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의 활용확대를 위해 김사장은 올해초 2개회사를 새로 설립했다.
종합산업사와 한국파스콘이 그것이다.

종합산업사는 농촌의 온상용으로 쓰이던 폐비닐을 1차적으로 녹여
스크랩을 마드는 회사.

한국파스콘은 더코산업에서 생산한 파스콘을 활용,각건설회사의
주문제품을 생산하는 회사로 설립됐다.

이들 2개 회사가 올하반기부터 본격가동되면 폐기물 재생사업은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김사장은 앞으로 각종공업단지조성공사에도 이 파스콘을 활용할 수 있도록
공급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중국등 해외에서 공업단지를 조성하는데에도 이제품을 수출하는 방안을
마련해 놓고있다.

<이치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