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소 경제협력자금을 이용한 철강제품의 수출이 소련측의 계속적인
가격 인하요구로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그나마 계약이
체결된 일부 제품의 수출가격도 터무니없게 낮은 것이어서 경협
자금에 의한 대소 출혈수출의 지속이 바람직한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가격문제로 국내 대부분의 철강업체들이
경협자금에 의한 수출을 포기한 상태에서 유일하게 올해 냉연강판 10만t과
아연도강판 8천t을 수출키로 한 포항제철은 삼성물산을 통해 냉연강판
4만6천t을 국제가격에 훨씬 못미치는 t당 3백60달러(베이스가격 기준)에
수출키로 계약을 맺고 지난 7월 6천t을 소련에 수출했다.
t당 3백60달러라는 가격은 3.4분기 현재 t당 4백달러인 미국지역,
4백40달러인 동남아지역 수출가격은 물론 t당 5백20달러인 국내 가격과
비교해 터무니 없이 낮은 가격이다.
특히 냉연강판의 원료인 핫코일의 로칼가격(수출용 공급가격)이 t당
3백70달러 수준임을 감안할때 포철의 대소 냉연강판 수출은 영업채산성도
밑도는 출혈수출로 분석되고 있다.
경협자금에 의한 수출의 경우 일반 수출에 비해 조건이 좋은 것이
국제적인 관례로 볼때 이같은 출혈수출은 지나친 양보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또 포철의 냉연강판을 수출한 삼성물산이 수출물량에 대한 대금도 아직
못받고 있는데다 나머지 계약물량에 대한 신용장 개설도 되지 않고 있어
포철은 이미 수출을 위해 생산해 놓은 2만t의 냉연강판을 제외한 나머지
2만t은 생산을 보류한 상태다.
한편 포철을 제외한 동부제강과 연합철강 등 다른 철강업체들은
냉연강판 수출 가격을 소련측이 계속 우리측보다 t당 약 50달러 가량 낮게
요구해와 이미 경협자금에 의한 수출은 포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