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에 면섬유가 쌓여 호흡기 장애와 심장질환을 일으키는 신종직업병인
면폐증 환자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부산에서 발견됐다.
22일 동아대 강창운교수(38.내과)와 인제대부속백병원 이종태교수
(33.예방의학)팀에 따르면 지난 6월말 마닐라로프 제조회사인 부산시
영도구 남항동 1가 19 한국제강 (대표 김동훈) 조방부 근로자 최진익씨
(42.영도구 영선동1가30)가 심한 호흡곤란 증세등을 호소해와 정밀검진을
실시한 결과 최근 면폐증환자로 판명됐다는 것.
최씨는 지난 11월 19일부터 직업병 전문치료기관인 경남 밀양시 내이동
709의8 영남병원에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최씨의 면폐증 정도는 현재 면폐증 등급중 가장심한 5등급에 해당하는
중증으로 치유 가능성이 거의 희박하다고 이들 교수팀은 밝혔다.
최씨의 면폐증은 작업장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마닐라로프 가루와
화학제품인 연화제가 폐에 흡입된 뒤 서로 반응을 일으켜 만성폐색성
기관지염과 호흡부전증으로 발전된 것으로 검진결과 밝혀졌다.
최씨는 지난 72년 8월부터 마닐라삼을 원료로 선박및 어업용 로프를
제조하는 한국제강에서 근무해왔는데 지난 86년부터 호흡이 곤란하고
가슴과 팔, 다리등에 통증이 생기며 가끔 심한 두통증세까지 보여오다
지난 88년부터 오전만 작업하고 오후에는 회사부근인 영도구 대교동2가
62 인제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으나 상태가 계속 악화돼 부산백병원과
동아대 부속병원에서 검진을 받은 결과 면폐증으로 밝혀졌다.
면폐증은 I.L.0(국제노동기구)에 정식 직업병으로 등록돼 있으며
미국과 영국 등지에서는 70년대 이전에 면섬유공장에서 자주 발생했으나
현재는 작업환경 개선으로 거의 사라졌고 탄자니아, 케냐 등 아프리카
후진국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 발견되기는 최씨가
처음이다.
최씨는 자신을 포함해 40명의 근로자가 일하고 있는 한국제강은
5년전까지만 해도 작업장에 환기및 통풍시설조차 제대로 돼있지 않는등
작업환경이 극히 나빴다고 주장했다.
동아대 강창운교수는 "국내 다른 섬유 및 로프 제조업체들의
작업환경이 여전히 열악한 상태이므로 최씨 외에도 면폐증환자가 더 있을
수 있기때문에 전체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전면적인 정밀검진실시가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