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연말을 틈타 철도 지하철 국내항공 상수도요금등 여러가지
공공요금을 무더기로 올렸다.
내년초에는 버스요금을 비롯 의보수가 전기 도시가스등의 요금도
인상할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내년에는 무엇보다 유가조정이 또 있을 것이고 그밖에 각종요금의
인상이 줄을 잇게되면 물가의 고삐가 풀릴것은 뻔하다.
그동안 인상요인이 누적돼온 사정을 모르지 않는다.
또한 요금의 현실화를 무조건 억누르는 것이 옳다고도 보지 않는다.
올바른 물가정책은 가격메커니즘이 시장경제원리에 맞게 움직이게
운용되어야 한다.
우리의 물가정책은 그어떤 측면에서도 기준을 잃고 있다.
우선 물가정책을 숫자놀음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
올 물가억제목표를 한자리수로 잡아놓고 이를 지키기 어렵지
않을까하고 초조해하던 당국이 10월이후 물가가 어느정도 안정세를
보이자 공공요금인상을 단행했다.
이는 연내에 한자리수만 지키면 물가정책은 성공이라고 보는
생각에서 온것이 틀림없어 보인다.
둘째는 물가를 왜 안정시켜야 하는가,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정책의지가 결여된 점에 정책의 근본적
잘못이 있다.
공공요금인상이 물가지수에 어느정도 반영될 것인가하는 점은 사실상
중요한게 아니다.
문제는 공공요금 인상을 시발로 내년초부터 각종 공공요금에 이어
개인서비스요금과 공산품 가격인상이 불가피할 것이고 이는 다시
임금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에 있다.
이러한 물가와 임금의 악순환고리를 끊을수 없게되는 사회적 분위기를
물가당국은 부채질하고 있는 것인가.
이제 내년물가가 큰일이다.
만일 2~3년간 10%대 수준으로 물가가 계속 오른다면 우리경제는 침몰
할수밖에 없다.
올 물가억제목표는 10%대 수준으로 물가가 계속 오른다면 우리경제는
침몰할수밖에 없다.
올 물가억제목표 10%도 엄청나게 높은 수준인데 눈가림을
하면서라도 이를 지키는 것만으로 만족하고 있다.
게다가 상반기중 실시될 지방의회선거는 인플레 심리를 더욱
확산시킬 것이고 이는 다시 임금협상과정에서 근로자들의 자제를
이끄어내는데 어려움을 가중시킬 것이다.
당국은 총체적인 국가경영의 차원에서 물가를 안정시키는 구도를
그려 내보여야 한다.
그런 구도안에서 유가도 공공요금도 공산품가격도 임금인상도
해야하고 선거도 치러야 한다.
정책당국이 이제 해야할 일은 물가안정 총력체제를 펴고
여기서 온 국민의 참여와 협조를 얻는것이다.
이 과업은 다시 말하거니와 국민 모두의 힘을 모아야 한다.
정부가 1년 물가억제 목표선을 정해놓고 이를 지수상으로
12월 31일까지 지키려는 숫자놀음이나 하여 각종 요금을 그에 맞추어
조정하면서 그럴수밖에 없는 이유를 그럴듯하게 설명하는 것으로
할일을 다하는 것이 아니다.
인상요인을 무시하라는게 아니다.
불가피한 요인은 되도록 빨리 반영하고, 근본적으로 인상요인을
생산성향상과 경영합리화로 자체흡수하여 국제경쟁력을 떨어뜨리지
않는 꾸준한 유수정책을 지속적으로 밀고 나가야 한다.
경제가 일단 인플레 체질로 변하게되면 다시 거기서 벗어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이제 한자리물가시대에 종말이 온다면 우리경제의
선진국진입은 바라보기 힘들게 돼 있다.
선후진 경제의 가장 큰 차이는 안정기조 여부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