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법부 기강확립.인사쇄신 후임자 과제로 ***
재판에 대한 외부의 간섭을 배격하고 법원민주화를 이룩하겠다는
포부를 안고 지난 88년 7월19일 제10대 대법원장에 취임했던 이일규
대법원장이 정년(7 0세)을 맞이해 오는 15일 퇴임한다.
정치적 대격변기였던 5공시대를 마감하면서 등장한 이대법원장의
취임포부는 민 주화를 갈망하는 국민들의 큰 기대를 모았었다.
재야출신인 이대법원장은 정기승대법관의 대법원장 임명동의안이
야당의 반대에 의해 헌정사상 처음으로 국회에서 부결된 후 임명되는
우여곡절을 겪는등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취임을 했다.
"신뢰받는 사법부건설"을 표방하며 지난 86년4월 취임한
김용철대법원장이 소 장법관들의 서명파동으로 불명예 퇴진한 데 이어
정대법관이 대법원장에 내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재야-재조,야당은 물론
사법연수원생까지 이에 반발하는 바람에 5 공시절 내내 위축됐던 사법부는
그야말로''풍전등화''같은 위기에 직면했었다.
이 때문에 새로 임명된 이대법원장이 6공출범이후 민주화와 자율화를
갈망하는 국민의 여망에 어떻게 부응할 것인가에 법조계는 물론 온
국민들의 관심이 쏠렸었다
''재판에의 외부간섭 불용''과''사법 민주화''를 취임일성으로 내세운
이대법원장은 고령에도 불구,포부 실현을 위해 정력적으로 업무를
수행했다.
이같은 노력의 결과로 5공시절 내내 일반사무실은 물론 판사실을 무상
출입하던 기관원들의''행태''는 이제 찾아보기 힘들게 됐으며,사법행정
전반에 걸쳐 민주화가 이루어졌거나 아직도 진행중인 사항들이 많이 있게
됐다.
최근 대전에서 발생한 판사의 폭력배 술자리 합석사건은 퇴임을
얼마 남기지 않은 이대법원장에게 커다란 흠을 남긴 일로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후임 김덕주대법원장은 앞으로 사법부의 기강을 쇄신하고
적체된 법관인 사의 숨통을 틔우는등 인사쇄신과 함께 이대법원장이 마련한
사법민주화의 기틀을 보다 확고히 해야할 과제를 떠맡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