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이라크의 쿠웨이트 병합을 무효선언한 가운데 9일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 파견군을 증원, 쿠웨이트 접경 12km지점까지 접근
배치했으며 이라크는 미군공격시 화학무기를 사용할 것임을 공개경고하는
한편 터키 접경지역에도 병력을 집결시키는등 중동지역 대치상태가 확산,
장기화로 치닫고 있다.
*** 아랍세계서도 이라크 고립심화 ***
한편 이스라엘이 최신 전술 단거리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고 이란이
이라크의 쿠웨이트 합병을 비난했으며 예멘과 친이라크 요르단도 이라크
비난대열에 가세, 국제사회에서뿐 아니라 아랍지역에서도 이라크의 고립이
심화되고 있다.
미국은 이날 사우디에 후속 증원군을 속속 공수하는 한편 쿠웨이트 접경
사막지역에 전진기지 구축을 계속했으며 섭씨 50도에 육박하는 폭염에도
불구, 이라크의 화학무기사용에 대비해 병력들을 화학방호복으로 무장시켰다.
사우디의 외교소식통들은 미해군 함정들이 페르시아만과 지중해 해역으로
집결중이며 특히 미 해병대가 이날 상오 쿠웨이트 국경에서 12km 떨어진
카프지지역까지 이동했다고 밝히고 궁극적으로는 4만-5만 병력수준까지 증원
될 것으로 내다봤다.
카프지지역 여행자들은 사우디군도 이라크 점령 쿠웨이트 접경지 군기지들
에 미사일과 탱크및 군장비들을 계속 보강중이라고 전했다.
미 워싱턴 포스트지는 미국이 이라크군에 대항하기 위해 향후 30일내에
대규모 병력을 사우디아라비아로 파견하는 비상계획을 수립해 놓고 있다고
미국방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 미국, 베트남전 이후 최대 파병 계획 ***
신문은 "베트남전이후 최대가 될 이번 파병계획에는 다음달까지 5만명
이상의 병력과 수백대의 제트전투기및 폭격기를 사우디로 파견하는 내용이
들어있다"고 밝혔다.
한편 사우디 국경에 12만명의 병력을 배치, 사우디에 대한 침공 우려를
높이고 있는 이라크는 미국 또는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을 경우 독가스를
사용할 것이라고 최초로 공개 경고했다.
압델 파타 알 헤레지 그리스주재 이라크 대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는 매우 파괴적인 화학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공격을 받을 경우 방위
를 위해 이를 사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라크는 이와함께 국경을 폐쇄, 외교관을 제외한 외국인의 통과를 일체
금지시킴으로써 이라크/쿠웨이트내 외국인 수천명을 계속 붙잡아 두는 한편
이라크 송유관을 폐쇄하는등 서방의 대이라크 제재에 동참하고 있는 터키
접경 부근으로도 병력을 대거 집결시키고 있다.
이라크로부터 터키에 도착한 트럭 운전사들은 "이라크북부 자코시 부근
에서 집중적인 병력 이동을 목격했다"고 말하고 "그들(이라크군)은 참호를
파고 있었다"고 전했다.
자코시는 하부르 남쪽 15km 지점이며 이라크 북부 주요 석유 생산도시인
키르쿠크및 수도 바그다드로 향하는 주도로상에 있다.
*** 터키도 전군 휴가 취소령 ***
이에 대응, 터키는 공군에 경계령을 내리는 한편 병사들의 휴가를 모두
취소했으며 대규모 병력을 이라크 접경 지대로 이동시키고 있다고 현지
신문들이 보도했으며 서부지역의 기지에 있던 F-16, F104 전투기들도 이라크
접경지대에 가까운 남동부 지역으로 이동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라크와 가장 가까운 맹방인 요르단의 후세인 국왕은 8일 이라크의
쿠웨이트 합병을 거부하며 유엔의 대이라크 제재에 동참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후세인 국왕은 "사태해결을 위한 아랍권의 노력이 없고 이같은 상황하
에서 사태 악화와 이에 따라 예상되는 반응들이 우리를 재앙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면서 그같이 말했다.
이날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긴급회의를 열고 이라크의 쿠웨이트 합병을
만장일치로 무효 선언하고 쿠웨이트 괴뢰정부를 인정치 말 것을 전세계에
촉구했다.
이 결의안 채택에는 아랍권 유일의 안보리 회원국인 예멘도 동참했으며
이란도 별도의 외무부 성명을 통해 이라크의 침공행위가 현 중동위기의 책임
이 있으며 쿠웨이트 병합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중동위기 대응방안을 위해 긴급소집된 아랍정상회담은 이날 이라크가
불참한 가운데 참가국의 확대를 위해 공식회담을 하루 더 연기했으나 이라크
의 쿠웨이트 침공사태후 최초로 공개성명을 발표한 사우디의 파드국왕은
이라크를 격렬히 비난하고 쿠웨이트 주둔군 즉각 철수와 쿠웨이트 전정부
회복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