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경제기획원과 농림수산부 및 건설부가 최근
물가안정 및 건설경기 진정책을 둘러싸고 심각한 대립양상을 보이고 있어
효과적인 정책의 입안및 시행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 경제기획원, 농축산물수입 및 방출확대 주장 ***
경제부처간의 이같은 이견 노출은 최근 소비자물가가 대폭 뛰어 오름에
따라 물가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농축산물의 수입및 방출확대와 가격인하
문제가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는데다 최근의 경제성장을 건설경기가 주도하는
불건전성을 시정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데서 발생한 것으로
경제부처들의 할거주의와 맞물려 효과적인 정책수행을 어렵게 하고 있다.
물가당국인 경제기획원은 올들어 지난 5월말까지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6.7%중 농축산물이 절반가량을 기여하고 있는 점을 들어 정부미의 방출량을
하루 10만가마 수준으로 대폭 확대하고 방출가격을 인하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또 한우가격이 4백kg짜리 숫소기준 2백만원을 넘고 있는등 쇠고기 수급
안정이 시급하다고 지적, 올해 쇠고기 수입량을 당초 계획 5만8천톤에서
8만톤으로 늘리고돼지고기도 90kg짜리 성돈기준 18만원을 호가하고있는 등
가격이 오르고 있어 성돈가격이 12만원선으로 떨어질 때까지 돼지고기
수입을 무제한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건설업 경제성장주도 놓고 건설부와 대립 ***
이에대해 농림수산부는 쌀의 경우 농가의 보유 일반미가 거의 바닥이
난 상태여서 쌀값 상승이 농가에 이득을 주지 못하기 때문에 소비자 보호를
위해 가격을 하락시키는 것은 좋으나 정부미 방출량을 하루 10만가마로
늘린다고해서 모두 소화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물가지수를
산출하는데 있어서도 쌀의 가중치가 현실에 비해 너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쇠고기의 경우 현재 수입쇠고기를 없어서 못파는 것이 아니며 충분한
물량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수입량을 8만톤으로 늘리는 것은 오히려
부작용만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 수요동향을 보아가며 수입량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한우고기 수요가 고정돼 있는 만큼
이를 완전히 수입육으로 대체하는데는 한계가 있다고 강조하고있다.
돼지고기 역시 돼지가 번식력이 강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가격인하 조치를
취하다 보면 가격의 폭락으로 파동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고 현재 농가가
어미돼지를 많이 갖고 있어 단기대책은 불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한편 과열 건설경기의 진정과 관련, 경제기획원은 지난 1/4분기중의
경제성장률 10.3%가 건설경기에 의해 주도됨으로써 성장의 내용이 불건전할
뿐 아니라 건자재 수급파동을 일으키는등 물가불안을 야기시키고 있다고
지적, 사치성 건축물의 건축제한에 이어 주택금융의 규제를 주장하고있다.
그러나 건설부는 주택금융의 축소나 신도시 건설일정의 조정등으로 현재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주택건설에 제동을 거는 것은 주택이나 전월세가격
또는 임대표의 상승을 초래, 오히려 물가를 어렵게 할것이라고 반박하고있다.
또 건설경기를 무리하게 냉각시키면 일시적으로 건설자재 가격이나 노임
안정에 기여할지 모르나 결과적으로 더 큰 문제점을 야기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같은 경제부처간의 알력은 주요 정책에 대한 사전 의견조정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데서 비롯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