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의 자금운용이 방만해지고 있다.
설비투자지원전담은행으로서 기업의 설비투자자금지원에 적극 나서야 할
산업은행이 유가증권투자, 서비스업종에 대한 대출을 늘리는 반면 제조업에
대한 투자자금지원에는 소홀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8일 산업은행및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지난 1/4분기중 산업금융채권을
기업에 판매해 6,812억원(순증)의 자금을 조달했으나 기업에 대한 대출지원
은 총 3,744억원, 제조업에 대한 대출은 2,843억원으로 산금채발행액의
절반에도 못미쳤다.
특히 산업금융채권은 수익률이 연 11.79% (1년만기), 15.6%(5년)로 고정돼
통화채/회사채등 보다 불리, 기관투자가들의 매입이 거의 없고 대부분 기업이
떠맡고 있는 실정이어서 업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 본래 임무소홀...소비은행화 지적 ***
특히 산은의 3월대출잔액 1조9,990억원중 제조업에 대한 대출금은 5조
6,883억원으로 51.7%에 불과하고 도소매/숙박업(1,793억원) 운수창고업(3조
2,823억원), 개인서비스업(2,206억원) 등에 대한 대출지원액이 많아 기업의
설비투자지원에 힘써야 할 본래 구실을 무시하고 소비은행화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작년말 정부가 설비투자촉진을 위해 산업은행을 특별설비자금대기업
지원창구로 지정, 산금채판매로 조달된 자금을 우선 지원토록 했으나 지난
3일까지 지원액은 불과 116억원에 그쳐 같은기간 2,146억원의 특별설비
자금을 지원한 중소기업은행과 좋은 대조를 이루고 있다.
*** 예탁금 감소돼 재원조달도 문제점 ***
산은의 예수금은 3월말현재 4,793억원으로 작년말 6,025억원에 비해
1,300억원이 감소되는등 대출재원조달에도 소홀한 느낌을 주고 있다.
한편 산업은행이 자체조사한 "국내제조업체의 설비투자부진요인"에
따르면 기업의 설비투자증가율은 86년-88년중 평균 31.7%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으나 지난해에는 16.5%로 반감됐고 투자계획과 실적을 비교한
투자실현율은 86년 110%, 88년 100%에서 작년에는 91.3%로 크게 떨어졌는데
그 요인은 자금부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89년 기업의 설비투자가 저조한 요인은 <>자금부족(22.9%)과 <>내수부진
(21.4%) <>수출부진(14.8%) <>경기불투명(19.4%) <>채산성악화(8.5%) 등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