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상오 6시현재 82cm의 눈이 쌓여 1월 적설량으로는 기상대 기록상
가장 많은 눈이 내린 강원도 강릉시에서는 30일 하오4시께 성남동 한국관
나이트클럽의 경량철골슬레이트 간이시설이 강풍에다 지붕에 쌓인 눈무게를
이기지 못해 무너져 내려 내부 조명시설등 1억6,000만여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났다.
또 교1동 안태갑씨(여) 슬레이트지붕 가옥이 역시 눈무게를 견디지 못해
쓰러지는 바람에 반파되고 강릉대학교 소유 연습림의 50년생 소나무 100여
그루와 유천동 정명봉씨 소유 임야의 50년생 소나무 200여 그루등도 눈과
바람에 뿌리째 뽑히거나 꺾이는등 설해가 잇따랐다.
31일 상오0시께 서울영등포구 영등포동 한강성심병원 앞길에서 술이 취한
채 귀가하던 황현중씨(47/상업/영등포구 여의도동 129)가 눈길에 미끄러
지면서 콘크리트 전신주에 정수리를 부딪혀 15바늘을 꿰매는 중상을 입었다.
또 30일밤 10시30분께 서울종로구 창신2동 주택가에서 이 동네에 사는
경승기씨(38/노동)가 집앞 오르막길을 오르다 미끄러져 오른쪽 눈썹 부위가
10cm가량 찢어지는 상처를 입고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를 받기도 하는등 서울
시내 각 병원에는 낙상환자가 부쩍 늘기도 했다.
서울의 적설량은 31일 상오6시 현재 19.5cm를 기록, 1월 적설량으로는
지난 81년 17.8cm에 이어 사상 3번째의 폭설인 셈.
최고는 지난 69년의 30cm인데 이 기록 역시 공교롭게 1월31일에 세워진 것.
이같은 폭설때문에 철거민들이 비닐하우스에서 겨울을 나는 서초구서초동의
속칭 꽃마을에서는 비닐하우스 지붕에 눈이 쌓여 무너질 것을 우려한 주민
들이 밤새 지붕에 쌓인 눈을 털어내느라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30일 상오부터 내린 눈비로 서울시내 차량운행이 어려워지자 운전자들이
거북이 걸음으로 운전을 하는등 안전운행을 위해 각별히 조심한 덕분에
인명피해가 있는 교통사고는 평소보다 도리어 줄어들었다.
시경교통관제센타의 통계에 따르면 30일 새벽2시부터 31일 새벽 2시까지
발생한 교통사고는 사망자 없이 96건으로 전날의 171건에 비해 거의 절반
수준이라는 것.
그러나 96건 가운데 대부분은 미끄러운 눈길때문에 발생한 접촉사고였다.
서울시내 각 주차장에는 평소에도 음주운전을 피하려는 자가운전자들이
두고간 승용차들이 드문드문 세워져 있었으나 30일밤에는 특히 눈길 운전에
자신이 없는 운전자들이 세워둔 승용차들이 하얀 눈을 뒤집어 쓴채 주차장에
웅크리고 있었으며 시내 도로변에도 자가운전자들이 자신의 승용차로 귀가를
시도하다 포기하고 세워둔 차량들이 상당수 눈에 뛰었다.
특히 이날 퇴근시간 무렵에는 각 직장마다 눈길 교통사고를 염려하면서
대중교통수단으로 귀가하기를 신신당부하는 가족들의 전화가 많이 걸려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