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투병 전 모습(왼쪽)과 투병 이후 모습(오른쪽). /사진=전여옥 네이버 블로그
대장암 투병 전 모습(왼쪽)과 투병 이후 모습(오른쪽). /사진=전여옥 네이버 블로그
얼마 전 전여옥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이 대장암 4기 투병 사실을 밝혀 화제가 됐다. 그는 암 투병 사실과 관련, 악성댓글과 조롱을 받자 "모자 벗어보라고 조롱한 분들 보라"며 항암 치료 후 빠진 머리카락이 다시 자란 모습을 찍은 '셀카'를 공개하기도 했다.

지난달 30일 자신의 암 투병 사실을 밝힌 전여옥은 "저는 지난 1년 반 동안 꿋꿋하게 (대장암) 투병을 해왔다"며 "주변에 용감하고 용기 있는 암환자들을 수없이 봤다. 오늘을 살아내고 내일을 만들기 위해 목숨 걸고 병과 싸우는 분들을 보며 저도 강해졌다. 제가 암과 싸우는 일은 자랑스러운 일이다. 결국 우리 삶은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대장암이란 대장에 생긴 암세포로 이루어진 악성종양을 뜻한다. 대장암은 다른 암종에 비해 소화불량과 같은 일상적인 증상들로 병원을 찾아 일찍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생존율이 높은 편이다. 하지만 발견이 늦어져 전이가 이뤄진 상황이라면 대장암 3·4기의 생존율은 상대적으로 많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대장암의 원인은 크게 환경적 요인과 유전적 요인으로 나뉠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유전적 요인으로는 가족성 용종증과 유전성 비 용종증 대장암이 있다. 가족성 용종증의 경우, 20~30대에게 잘 나타나며, 95%의 환자는 45세 이전에 발병한다. 유전성 비 용종증 대장암은 대장암을 포함한 각종 암에 걸릴 위험성이 많은 질환이다.

환경적인 요인으로는 음식 섭취 등 평소 식습관과 관련이 많다. 특히 과다한 동물성 지방 섭취와 육류 소비(특히 붉은 고기) 등은 대장암의 발생을 촉진할 위험이 있다. 섬유소 섭취 부족,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는 비만 등도 대장암의 발생이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기 대장암 환자들은 다른 고형암과 마찬가지로 대부분 별다른 자각 증세를 느끼지 못한다. 발병을 의심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다만 증상이 없어도 눈에 띄지 않는 장 출혈로 혈액이 손실돼 빈혈이 생길 수 있고, 간혹 식욕부진과 체중감소가 나타나기도 한다. 배가 아프거나 설사 또는 변비가 생기는 등 배변 습관의 변화가 나타나기도 하고 항문에서 피가 나오는 직장출혈의 증세도 나타날 수 있다.

그렇다면 대장암을 예방할 방법은 없을까. 전문가들은 평소 식사할 때 다양한 영양소의 균형 잡힌 섭취가 중요하고 적절한 활동과 운동이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섬유질, 채소류, 과일류의 충분한 섭취가 중요한데, 섬유질은 음식물이 장을 통과하는 시간을 단축하기 때문에 장 내 발암물질을 희석하는 작용을 한다. 또한 앞선 연구들에서는 칼슘 섭취가 대장암 발생 억제 효과가 있다는 결과도 나왔다. 몸 안에 비타민 D 농도가 충분하면 대장암 사망률이 감소하는 뜻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국가 암 검진 사업에 따라 50세가 넘는 성인은 누구나 대장 정기검진을 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대장 내시경 검사는 매년 잠혈(소변, 분변 등의 검체에 미량의 혈액이 섞여 있는 상태) 검사를 시행해 해당 반응이 있을 때 진행하거나, 배변 습관의 변화, 혈변, 동통 및 빈혈의 증상이 있을 경우 시행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