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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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이른 초여름 날씨로 모기 활동이 빨라진 가운데, 40년간 모기를 연구해온 교수가 '모기 피하는 방법'을 소개해 화제다.

지난 24일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는 40년간 모기를 연구해온 '모기 박사' 이동규 고신대 보건환경학부 교수가 출연해 "술을 마시면 대사 작용을 해서 몸에 냄새를 풍긴다"며 "그래서 모기가 좋아한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술을 마신 사람들은 평소보다 호흡이 빨라지게 되는데, 이때 체내 성분들이 더 쉽게 공기 중으로 섞이게 된다. 그렇게 되면 모기들에게 자신의 위치를 너무나 쉽게 노출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또한 술을 마시면 알코올 분해로 만들어지는 암모니아 등이 땀 냄새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모기에 더 쉽게 물릴 수 있다.

모기는 체취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런 탓에 모기는 유독 얼굴과 발에 달라붙는다. 이 교수는 이와 관련해 "모기는 냄새에 굉장히 민감해서 20m까지 몸의 체취를 맡는데, 호흡하면 습기가 나오기 때문에 얼굴로 갈 수밖에 없다"며 "발로 가는 것은 발 냄새 때문이다. 땀 냄새를 좋아하는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인데, 샤워를 한 사람과 안 한 사람이 있으면 십중팔구 샤워를 안 한 사람한테 모기가 간다"고 설명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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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에 덜 물리는 체취도 따로 있다. 코너 맥메니먼 미국 존스홉킨스대 블룸버그 공중보건대학원 교수팀에 따르면 모기가 거의 접근하지 않는 사람의 체취에는 신선한 민트 향과 알싸하고 시원한 맛을 내는 유칼립톨이 다른 사람보다 3배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유칼립톨은 향료, 향수, 화장품, 구강 청결제, 해충 퇴치제 등에 이용된다.

이에 전문가들은 몸에 레몬 향이 첨가된 유칼립투스 에센셜 오일을 발라볼 것을 추천하기도 한다. 또한 클레망 비노제 미국 버지니아공과대학 신경행동학자 박사 연구팀에 따르면 위스키 향이나 코코넛 향을 내는 비누로 몸을 씻는 것도 모기들을 덜 달라붙게 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체취뿐만 아니라 모기도 선호하는 색이 있다. 미국 워싱턴대 연구팀도 모기는 빨간색, 주황색에 반응하는 반면 녹색, 파란색, 보라색에는 별 반응이 없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날숨에서 방출된 이산화탄소로 인해 모기의 눈이 긴 파장을 선호하게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붉은색에 가까워질수록 파장이 길어서 붉은색 옷을 입으면 모기에 잘 물릴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모기를 피하기 위해서는 흰색이나 노란색 긴 소매 옷을 입는 것을 추천했다.

모기에 물렸을 때 물린 자리에 침을 바르거나 십자 자국을 내는 건 효과가 없다. 십자 모양을 무리하게 낼 경우 (사람의 침 속에 들어있는 세균 때문에) 염증이 생길 수도 있다. 물파스나 모기약을 바르는 게 가장 좋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