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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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시기에 급성장한 명품 플랫폼 애플리케이션(앱) 사용자가 반토막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김혜수, 주지훈, 김희애 등 빅모델을 내세워 사용자 끌어모으기에 나섰던 명품 플랫폼 빅3(발란 머스트잇 트렌비)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명품 플랫폼 빅3 사용자 '내리막길'

자료=앱·리테일 분석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
자료=앱·리테일 분석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
21일 업계에 따르면 명품 플랫폼 사용자 수는 올 들어 대체로 내리막길을 걸은 것으로 나타났다.

앱·리테일 분석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주요 명품 플랫폼(트렌비, 발란, 머스트잇, 오케이몰)의 올해 1월 사용자 수 합계치는 74만3471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50% 급감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12월(90만9947명) 100만명대가 깨진 사용자수는 1~2월 86만명대로 밀렸고, 3월(86만7638명)에는 80만명 아래로 내려앉았다. 4월에도 감소세를 이어갔다.
발란 익스프레스 광고 화면. /사진=발란
발란 익스프레스 광고 화면. /사진=발란
주요 명품 플랫폼 앱 모두 지난해 4월보다 사용자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발란의 경우 60만명을 웃돌던 사용자 수가 57% 급감해 25만명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머스트잇도 28만명에서 11만명대로 절반 넘게 줄었다. 트렌비 역시 37% 감소한 27만명 수준으로 감소했다.

고금리와 고물가 등으로 인해 과시용 소비, 이른바 '허세플레이션(허세를 부리기 위한 비용이 상승하는 현상)' 트렌드에 제동이 걸리자 명품 플랫폼 수요가 확 꺾인 것으로 풀이한다.

빅모델 내세워 몸집 불렸지만…수백억대 적자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명품 플랫폼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를 거치며 입지를 넓혔다. 보복 소비로 명품 수요가 늘어난 상황에서 해외공급업체 등과 계약을 맺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명품 구입이 가능해 수요층이 확대됐다.

이에 지난해 명품 플랫폼은 김혜수(발란), 주지훈·이엘(머스트잇), 김희애·김우빈(트렌비) 등을 광고모델로 기용해 공격적으로 거래 규모 확대에 나섰으나 결국 대규모 적자를 냈다.

일례로 지난해 광고선전비로 386억원을 지출한 발란의 경우 매출은 전년보다 70.8% 늘어난 891억원이었지만 순손실은 380억원으로 전년(순손실 191억원)의 두 배 수준으로 불어났다.


발란은 2022년 재무제표에 대한 외부감사에서 ‘계속기업 관련 중요한 불확실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감사를 실시한 삼도회계법인은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6억5500만원 초과하고 있다. 존속능력에 의문을 제기할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트렌비(순손실 213억원)와 머스트잇(순손실 177억원)도 지난해에만 100억원이 훌쩍 넘는 손실을 낸 상태다.

이 같이 대규모 적자를 떠안자 명품 플랫폼은 실속 위주로 마케팅 전략을 바꿨다.

각사는 새 빅모델을 내세우지 않고 TV 광고를 중단하는 등 마케팅비를 줄이고 있다. 이와 함께 조직을 슬림화해 적자 감축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유동성 버블이 꺼지면서 벤처캐피탈 등 투자가 급격히 위축된 만큼 효율화를 위한 운영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사업 측면에서도 중고명품을 거래하는 리셀(되팔기) 서비스를 강화(트렌비)하는가 하면 판매 채널 확대(머스트잇)와 기업간거래(B2B) 사업(발란) 등에 힘을 쏟으며 내실 다지기에 나섰다.

트렌비는 소비자가 갖고 있던 명품으로 새 명품을 구입할 수 있는 '셔플' 서비스와 렌탈 서비스 '트렌비 바이백' 등을 론칭해 기존 사용자 재유입을 유도하고 있다. 셔플, 바이백 서비스로 확보한 제품은 트렌비가 '중고'로 재판매하는 구조다.

명품 플랫폼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효율 중심의 경영전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올해 명품시장이 위축된 만큼 운영 효율화 등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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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