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방배동에 위치한 세븐일레븐 푸드드림ECO점을 찾았다. 신선 식품 코너에는 식물성 고기로 만든 김밥, 도시락 등을 판매하고 있다. /사진=이현주 기자
14일 서울 방배동에 위치한 세븐일레븐 푸드드림ECO점을 찾았다. 신선 식품 코너에는 식물성 고기로 만든 김밥, 도시락 등을 판매하고 있다. /사진=이현주 기자
국내 채식 인구가 늘면서 편의점 업계가 비건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지난 14일 오전 11시께 서울 방배동 세븐일레븐 '푸드드림 에코점'을 찾았다. 이 매장은 기존 미니스톱 사당본점에 비건 상품, 친환경 제품 등을 늘리는 등 자신의 가치관에 맞게 제품을 선택해 소비하는 '가치소비' 트렌드에 맞게 매장을 개조했다. 다른 점포에 비해 보다 다양한 비건 음식을 판매하고 있었다.

100㎡(30평) 크기 매장을 들어서자마자 신선식품 코너의 채식 제품이 한 눈에 들어왔다. 식물성 고기로 만든 떡갈비 도시락, 전주비빔 김밥, 찹스테이크 삼각김밥 등이 매대 위에 올라 있었다. 편의점 직원은 "비건 도시락과 김밥은 모두 팔리고 채식 삼각김밥만 남아있다"고 귀띔했다.

가정간편식(HMR) 냉동실에도 식물성 고기로 만든 주먹밥, 만두, 스테이크 등의 제품들이 가득 차 있었다. 식물성 제육볶음, 바비큐, 참치 김밥, 치킨 텐더 등 다양한 비건 간편식이 눈길을 끌었다.
가정간편식(HMR) 코너에는 식물성 고기로 만든 냉동 만두, 주먹밥 등을 판매하고 있다./사진=이현주 기자
가정간편식(HMR) 코너에는 식물성 고기로 만든 냉동 만두, 주먹밥 등을 판매하고 있다./사진=이현주 기자
유통업계는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2030세대 비건 수요 잡기에 골몰하고 있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채식 인구는 전체 인구의 3%가 넘는 150만~200만 명으로 추산됐다. 연합 측은 "완전 채식주의자가 아니라도 채식을 선호하는 사람은 전체 인구의 3분의 1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지난 1월 CU는 식물성 원료로 만든 대체 계란인 채란을 활용한 채식 중화 정식 도시락, 에그 마요 샌드위치, 유부초밥 등을 출시했다. 세븐일레븐도 CJ제일제당과 손잡고 채식 떡갈비, 전주비빔 김밥 등을 지난달 22일 선보였다. GS25는 지난달 23일 대체육을 활용한 함박스테이크, 버거, 삼각 김밥 등 6종류의 비건 상품을 출시했다.

반응도 좋은 편이다. 세븐일레븐에서 출시한 비건 간편식은 지난달 출시 후 열흘 만에 100만 개가 팔렸다. 도시락, 김밥, 삼각 김밥 등 각 카테고리 내 인기 상품 순위권에 올랐다. 이들 제품군의 최근 한 주간(3월 6∼12일) 매출도 출시 초기보다 30%가량 증가했다고 업체 측은 설명했다.

이현주 한경닷컴 기자 wondering_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