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택시요금 인상 시점을 예고된 상반기가 아니라 하반기로 늦추기로 했다. 14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이르면 3월부터 적용할 계획이었던 택시요금 인상안 실행을 미루기로 했다.

최근 버스 및 전철 요금과 가스, 전기 등 공공요금이 줄줄이 인상되며 가계에 큰 부담을 주자 택시요금이라도 인상을 미루기로 한 것이다. 당초 도는 다음달 초 소비자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인상안을 확정한 뒤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서울시와 경기도 등 지방자치단체들은 코로나19 이후 택시기사의 이탈이 많아지자 요금 인상을 추진해왔다. 서울시는 이달부터 중형택시 기본요금을 기존 3800원에서 4800원으로 1000원 올리고 거리비례 요금도 높였다. 경기도도 지난달 26일 공청회를 열고 택시요금 인상안을 협의했다. 이 중 도의회 건설교통위원회는 중형택시 기준 기본요금 3800원, 거리운임 132m당 100원, 시간운임 31초당 100원인 기존 요금체계를 서울시와 마찬가지로 기본요금을 올리고(2.0㎞, 3800원→1.6㎞, 4800원), 거리·시간운임도 소폭 높이는 안을 의결했다.

정부가 최근 물가 상승으로 빚어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광역지자체에 ‘공공요금 인상 자제’를 요청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7일 각 지자체 기획조정실장이 모인 ‘지방공공요금 안정관리 점검회의’를 열어 공공요금을 동결·감면한 지자체의 사례를 공유하고, 계획 중인 요금 인상 시기를 늦춰달라고 당부했다.

이달 초 경기도는 버스요금도 올해 동결하겠다고 발표했다. 경기도 교통국 관계자는 “택시 기본요금 인상은 불가피하나, 물가 안정 등을 고려해 시행 시기를 늦추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