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문화재연구원 보고서 발간…"기후변화로 위험 더 커질 것"
기후변화 위기 속에…최근 20년간 문화유산 풍수해 피해 979건
기후변화로 인한 위험성이 날로 고조되는 가운데 실제로 우리 문화유산이 태풍, 호우 등으로 인해 피해를 볼 위험도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9일 국립문화재연구원이 발간한 '우리나라 문화·자연유산의 기후변화 대응 현황과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2002년부터 2021년까지 최근 20년 간 풍수해 피해가 보고된 문화유산은 총 979건이었다.

풍수해 원인을 살펴보면 태풍 522건, 호우 447건, 강풍 10건 등의 순이었다.

연도별 추이를 보면 풍수해로 인한 피해는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였다.

종류에 따라 일부 차이는 있었지만 2000년대 후반으로 갈수록 풍수해 피해는 점차 증가하다가 2013년을 기점으로 크게 줄었고, 2010년대 후반 들어 다시 증가하는 흐름을 보였다.

이는 동아시아 지역 전반에서 확인되는 강수량 변화 양상과 일맥상통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기후변화 위기 속에…최근 20년간 문화유산 풍수해 피해 979건
풍수해가 발생한 문화유산의 지역별 분포를 보면 16개 시도 중 경북이 168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전남 167건, 경남 127건, 서울 111건 등으로 나타났다.

상위 3개 지역 모두 남부지방이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문화유산의 풍수해 위험은 장기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기후변화로 인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태풍에 의한 피해 증가세가 가장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후변화로 인한 풍수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이 시급한 상황에서 먼저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향후 문화유산별 특징을 고려한 적응기술 개발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봤다.

기후변화 위기 속에…최근 20년간 문화유산 풍수해 피해 979건
기후변화에 따른 문화재 피해는 풍수해 뿐 아니라 곳곳에서 확인됐다.

보고서는 과거에는 국내에 서식할 수 없었던 외래 해충들이 토착화하고 서식 범위가 점차 넓어지면서 전국의 목조 문화유산에서 흰개미 피해가 지속해서 확대되고 있다고 짚었다.

또, 노거수(老巨樹·오래되고 큰 나무)와 같이 수령이 오래된 나무나 생육환경이 독특한 자연유산도 온도 상승, 가뭄과 집중호우, 태풍 강화 등의 추세에 매우 취약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봤다.

이번 보고서는 기후변화 대응 현황을 파악하고 향후 방향을 고민하고자 만들어졌다.

연구진들은 ▲ 기후변화의 이해와 전망 ▲ 국내외 문화·자연유산 관련 기후변화 대응 정책 동향 ▲ 우리나라 문화·자연유산 별 기후변화 영향 등을 분석한 뒤 보존을 위해 시행해야 할 과제를 정리했다.

보고서는 문화재청 누리집(http://www.cha.go.kr)과 국립문화재연구원 문화유산연구지식포털(http://portal.nrich.go.kr) 등에서 열람할 수 있다.

기후변화 위기 속에…최근 20년간 문화유산 풍수해 피해 979건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