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청와대를 미술품 전시장으로 재탄생시킨다. 올해 5월 청와대 일반 개방 이후 처음으로 이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지 구체적인 안을 제시한 것이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20일 정부서울청사 업무보고 사전 브리핑에서 “청와대 건물을 프리미엄 근·현대 미술 전시 공간으로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21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새 정부 첫 업무보고를 했다. 박 장관은 여러 차례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을 예로 들었다. 그는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처럼 청와대 건축물의 원형을 보존하면서 품격 있는 전시공간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른바 ‘청와대 아트 콤플렉스’다. 본관과 관저, 영빈관을 전시장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주요 외빈을 맞이하던 영빈관의 경우 “10m 층고의 내부홀은 특별 기획전시장으로 제격”이라고 했다. 이곳에서 올가을께 청와대 소장품 특별 기획도 열겠다는 구상이다. 청와대에 소장된 허백련, 장우성, 김기창 등의 미술품 600여 점을 일반 관객도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박 장관은 “오랜 세월 소수의 권력자만 은밀하게 즐겼던 고품격 작품을 온 국민이 향유하게 된다는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춘추관 2층 기자회견장에서는 다음달께 장애인 미술 특별전을 계획 중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자택과 대통령실에 걸린 작품을 그린 발달장애 화가 김현우 등의 작품이 전시될 예정이다.

녹지원 등 야외 공간은 조각공원 및 야외 특별전시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이 같은 활용 방안은 “역사성을 바탕으로 한다”는 설명이다. 박 장관은 “베르사유 궁전을 가보면 건물의 역사적 배경에 대한 소개부터 시작한 뒤 그림을 만나고 예술품과 어울린다”며 “영빈관 역시 ‘박정희 대통령 시절 왜 영빈관을 만들었을까’ 하는 역사성부터 이야기를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