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뮤지컬로 다시 태어난 '발레음악 거장' 차이콥스키
러시아의 전설적인 작곡가 표트르 일리치 차이콥스키(1840~1893·사진)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뮤지컬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무대에 오른다.

19일 공연업계에 따르면 뮤지컬 ‘안나, 차이코프스키’가 다음달 16일 서울 동숭동 유니플렉스에서 개막한다. 뮤지컬은 전쟁 중인 러시아를 배경으로 차이콥스키와 문학잡지 편집장 ‘안나’가 음악 작업을 함께하면서 교감하는 가상의 이야기를 다룬다. 지난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창작지원사업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후보로 선정된 작품이다.

‘러시아 클래식의 거장’ 차이콥스키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내용은 국내 창작 뮤지컬에서 한 번도 찾아볼 수 없었다. 차이콥스키는 ‘백조의 호수’ ‘잠자는 숲속의 공주’ ‘호두까기 인형’ 등 고전 발레 음악의 대표곡을 지었다. ‘교향곡 제6번 비창’을 비롯한 6개의 교향곡과 피아노곡, 관현악곡 등 여러 걸작을 남겼다. 차이콥스키를 기리며 그의 이름을 따 만든 ‘차이콥스키 콩쿠르’는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한다.

차이콥스키 역에는 배우 에녹·김경수·박규원이, 안나 역에는 김소향·최수진·최서연 등이 캐스팅됐다. 극작 및 연출은 뮤지컬 ‘브라더스 까라마조프’ ‘전설의 리틀 농구단’ 등을 연출한 오세혁 연출가가 맡는다. 음악은 뮤지컬 ‘살리에르’ ‘라흐마니노프’ 등에 참여한 이진욱 작곡가가 담당한다.

음악가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뮤지컬인 만큼 음악이 핵심 역할을 한다. 차이콥스키와 안나가 있는 현실 세계와 차이콥스키의 오페라 ‘예브게니 오네긴’, 발레 ‘호두까기 인형’ 속 세계가 교차하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클래식 악기로 구성된 9인조 오케스트라가 차이콥스키의 웅장하고 아름다운 선율을 연주한다.

제작사 과수원뮤지컬컴퍼니 관계자는 “차이콥스키의 음악을 그대로 연주하기도 하고, 그의 작품을 테마로 새롭게 작곡한 넘버도 소개할 예정”이라며 “관객들이 마치 차이콥스키의 음악회에 온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작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연은 오는 10월 30일까지 이어진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