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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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마스크 의무가 해제되면서 야외활동이 매우 증가했다. 이 시기 코로나19와 함께 특히 조심해야 할 것은 바로 꽃가루다. 꽃가루는 4월 하순부터 서서히 증가해 5월에 꽃가루는 절정을 이루기 때문이다.

산림청 국립수목원이 2010년부터 전국 10개 국공립 수목원과 국내 산림에서 자라는 소나무, 잣나무, 구상나무, 주목 등 침엽수 4종의 꽃가루 날림 시기를 매년 관측한 결과 최근 3년간 5월 초순에 관측되고 있다.

꽃가루 알레르기는 집먼지진드기 다음으로 흔한 알레르기의 원인으로 예민한 사람의 경우 알레르기성 비염, 결막염, 기관지 천식 등의 질환을 일으키기도 한다.
봄철 꽃가루 주의보 /사진=연합뉴스, 게티이미지뱅크
봄철 꽃가루 주의보 /사진=연합뉴스, 게티이미지뱅크
알레르기성 비염의 경우 하얀 콧물이 줄줄 나오며 코가 막히고 재채기가 나며 가려운 것이 특징이다. 코끝이 간지러울 때 눈까지도 증상이 퍼질 수 있다. 이를 알레르기성 결막염이라 한다. 눈이 가렵거나 눈물이 나고 충혈되고 눈꺼풀이 붓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기관지천식은 발작적으로 기침이 나고 심할 경우 호흡곤란까지 나타날 수 있다.

우리 몸이 특정 물질에 노출된 후 그에 대응하는 항체를 형성하는 것을 감작이라고 하는데 감작 된 항원이 체내에 들어오게 되면 이미 형성된 항체에 의한 과민반응이 나타나게 된다. 꽃가루 알레르기를 경험한 사람은 몸 안에서 특정 꽃가루 성분에 대한 감작이 이루어진 경우라 할 수 있다.

꽃가루 알레르기의 원인은 먼지처럼 공중에 날아다니는 꽃가루다. 계절별로 주된 꽃가루 종류가 다른데 봄철에는 오리나무, 자작나무, 참나무 등 수목류, 여름철은 큰조아재비, 우산잔디, 오리새 등 잔디류, 가을철은 잡초류의 꽃가루가 날린다.

꽃가루는 기상 조건에 따라 날림 양이 다르다. 꽃가루의 농도는 따뜻하고 건조한 오전 시간대에 가장 높고, 비가 오는 날은 관련 증상이 악화할 수 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꽃가루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발생량이 많은 오전 10시~오후 2시 사이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귀가 시 몸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라고 모든 꽃가루에 민감한 것은 아니다. 알레르기의 원인 물질을 찾기 위해서는 어떤 환경에 있을 때 증상이 나타나는지 확인해야 한다. 등산 중이나, 산속 펜션에 방문했을 때 알레르기 증상이 심해지는 것을 확인했다면, 그 주변에 있는 꽃 가루가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피부 단자검사를 하면 더 빠르고 정확하게 알레르기 원인을 알아낼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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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알레르기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봄이 되면 감기나 재채기 증상이 두렵다면 한 번쯤 알레르기인지 확인하여, 올바른 치료와 예방 대책을 세우는 것이 좋다. 꽃가루 알레르기 진단을 받았다면 특정 계절마다 사용할 수 있는 상비약을 미리 구비하여 증상에 대비해야 불편감을 줄일 수 있다.

겨울철에는 환기를 자주 해주어야 실내 공기가 깨끗해지지만, 봄철은 창문을 열어두면 꽃가루가 집 안으로 잔뜩 들어오게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집 안 청소를 할 때는 꽃가루 입자가 작아 잘 날리기 때문에 물걸레로 닦아야 꽃가루를 닦아주고 공기 중으로 날리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재채기가 나거나 코가 가려운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우선 알레르기가 나타나는 원인 물질을 빠르게 없애야 하는데요. 이땐, 생리식염수를 콧속에 뿌려 원인 물질을 씻어내어 주는 것이 가장 좋다. 눈 속에 이물질이 들어갈 경우에는 눈 주변이 부풀면서 가려울 수 있는데요. 이땐 눈을 비비면 증상이 심해지기 때문에 눈을 절대로 비비지 않도록 한다.

박흥우 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꽃가루나 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가급적 외출을 피하고 불가피하게 야외 활동을 해야 한다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좋다"며 "알레르기는 원인 물질을 피하는 게 가장 좋은데, 코로나19 유행 후 마스크 착용이 생활화되면서 알레르기 증상이 좋아졌다는 환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홈페이지를 통해 꽃가루 농도 위험지수를 발표하고 있으니 야외활동 전 확인하는 것이 좋다. '매우 높음'부터 '낮음'까지 4단계로 나뉘는데 '높음' 이상이면 가급적 야외 활동 자제하고, 외출 때는 선글라스나 마스크 착용을 권장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