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인물] 빌리 브란트, 獨의 '사죄'를 보여주다
1970년 12월 폴란드 바르샤바에 있는 ‘바르샤바 유대인 게토’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비에 한 독일인 사내가 헌화하며 무릎을 꿇었다. 독일의 반성과 화해의 상징으로 기억된 이 ‘무릎꿇기’의 주인공은 서독 총리 빌리 브란트. 그의 평화 외교 정책은 훗날 독일 통일의 기반이 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빌리 브란트는 1913년 12월 18일 독일 뤼베크에서 태어났다. 청년 시절 사회주의 활동을 한 브란트는 2차 세계대전 후 1949년 서독 총선으로 정계에 진출했고, 1957년에는 베를린시장에 당선됐다. 1963년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의 베를린 방문으로 인기가 높아진 것을 발판 삼아 1969년 서독 총리직에 오른다. 공산권과의 교류협력을 적극 추진하는 ‘동방정책’을 내세우면서 2차 대전 당시 독일 침략에 시달렸던 폴란드·헝가리 등 동구권 유럽 국가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이런 공적으로 1971년 노벨평화상을 받았으나 비서와 관련한 ‘간첩 스캔들’이 터지자 1974년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브란트는 1992년 78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