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커튼콜, 두 번의 앙코르"…한경닷컴 가을행복음악회 '성료'
2013년부터 매년 가을밤을 낭만으로 수놓고 있는 한경닷컴 가을행복음악회가 23일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이번 음악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애쓰는 모든 이들을 격려하는 취지로 열렸다. 늦가을과 초겨울 사이 칼바람이 불었지만, 한경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이날 내뿜은 열기는 관중들의 움추린 몸을 푸는 데 더할 나위 없었다.

한경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이날 저녁 7시 30분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전곡을 선보였다. 공연 인터미션(휴식 시간) 중 곡해설은 지휘자 권민석이 맡았다.

브란덴부르크 협주곡은 클래식 음악 역사에서 '걸작 중 하나'라는 찬사를 듣는 작품이다. 협주곡은 각기 다른 독주 악기로 연주되는 6곡으로 이뤄졌다. 곡마다 다른 개성을 뽐내며 바로크 시대의 향수를 느끼게 한다.

이번 공연은 한경필 오케스트라와 함께 지휘 권민석, 첼로 주연선, 비올라 홍진선·에르완 리샤, 비올라 다 감바 강지연·강효정, 오보에 이윤정, 바순 김현준, 리코더 허영진, 호른 이 세르게이, 트럼펫 배재혁, 하프시코드는 오주희가 맡았다.

1부와 2부로 나눠 진행된 공연에서 한경필은 첫 곡으로 협주곡 '제1번 F장조 바흐 작품번호 1046'을 연주했다. 1번 협주곡은 여섯 곡의 협주곡 중 단 하나뿐인 '네 악장 협주곡'이다. 두 대의 호른과 세 대의 오보에, 그리고 바순과 바이올린까지 함께 편성돼 관중들에게 웅장함을 선사했다.

두 번째 곡은 '제6번 B♭장조 바흐 작품번호 1051'다. 6번 협주곡은 여섯 곡의 작품 중 가장 실내악적인 특징을 지닌 곡이다. 특히 각각 두 대의 비올라와 비올라 다 감바(첼로의 전신)는 서로 다른 음색을 가졌지만, 환상의 조화를 이뤄냈다. 두 악기는 마치 상생하는 듯했다.

1부의 마지막을 장식한 곡은 '제2번 F장조 바흐 작품번호 1047'이다. '가장 비발디적인 악장'이라는 평가를 받는 2번 협주곡은 바이올린, 리코더, 오보에, 트럼펫이 함께하는 매우 독특한 협연을 보여줬다. 음악계에서는 이 작품을 두고 "음악 역사상 한 번도 시도되지 않았고 아마 다시는 나오지 않을 편성의 협주곡"이라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뜨거운 커튼콜, 두 번의 앙코르"…한경닷컴 가을행복음악회 '성료'
2부의 시작을 알린 곡은 '제5번 D장조 바흐 작품번호 1050'이다. 바흐가 다른 기악 작품에서 가장 많이 사용한 조합 중 하나인 바이올린, 플루트, 하프시코드가 독주 악기로 나섰다. 다섯 번째 곡은 '제3번 G장조 바흐 작품번호 1048'로,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세 가지의 악기가 주요 협연 악기로 편성됐다. '3번 협주곡'이라는 이름처럼 악기 구성도 세 가지, 악장도 세 개로 나뉘었다.

한경필은 마지막 곡으로 '제4번 G장조 바흐 작품번호 1049'를 연주했다. 리코더와 바이올린은 마치 시골 마을의 축제를 연상시키는 듯한 상쾌한 울림을 선사했다. 마지막 곡을 마치자 관중들의 뜨거운 커튼콜이 시작됐다. 한경필은 두 차례 무대로 다시 나와 앙코르 연주로 관중들에 화답했다.

한경필이 소화한 바흐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전곡은 연주에만 2시간가량이 소요되는 '고난이도' 곡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충분한 리허설 시간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후문도 있었지만, 단원들은 공연 내내 한순간도 집중력을 잃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날 공연은 한경닷컴 유튜브 등 온라인 채널을 통해서도 생중계됐다. 네티즌들은 실시간 채팅을 통해 "2부라도 사수하려고 얼른 예술의전당으로 가는 중입니다", "너무 좋네요", "좋은 음악 감사합니다", "이렇게 완벽하게 하는 라이브 공연은 처음 본다", "이렇게 멋진 음악을 들을 수 있다니 초겨울 밤에 행복하다", "귀 호강한다", "다시 보기 있나", "황홀합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지휘자 권민석은 인터뷰에서 "한 주간의 리허설 기간 정말 열심히 연습해주신 한경필 단원분들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국내 최고 수준의 협연자들과 역동적이면서도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하는 한경필 연주자분들과 함께해 어렵지 않았다"고 밝혔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