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호 /사진=tvN
김선호 /사진=tvN
배우 김선호가 사생활 논란으로 연기 인생 직격탄을 맞으면서 영화, 광고, 방송계에도 '불똥'이 튀었다.

김선호는 최근 종영된 tvN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를 통해 인기배우 반열에 오른 찰나 전 여자친구의 사생활 폭로가 불거져 연예계 안팎의 충격이 큰 상황이다.

특히 김선호는 박훈정 감독이 연출하는 영화 '슬픈 열대', 옴니버스 영화 '도그데이즈', 임윤아가 출연하는 '2시의 데이트'까지 무려 세 작품의 캐스팅 보드에 이름을 올렸었다.

20일 한경닷컴 취재를 종합한 결과 김선호는 드라마 종영 이후로 계약 관련 사항을 미루고 막바지 조율 중 이 같은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11월 말 크랭크인이 예정됐던 영화 '슬픈열대'는 가장 난감한 상황이다. 이날 배우 고아라가 출연을 결정했으나 김선호의 출연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김선호가 그대로 출연한다면 해당 영화는 작품보다 세간의 입방아에 먼저 오를 일이다. 촬영까지 한 달가량 남은 상황에서 관계자들은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선호는 내년 1월 김덕민 감독의 옴니버스 영화 '도그데이즈'에 출연 예정이었으나 새로운 배우가 교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임윤아와 호흡을 맞출 예정이었던 '2시의 데이트'에서도 하차한다. 제작사 외유내강은 김선호가 이 영화에 출연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영화계뿐만이 아니라 방송가도 타격을 입었다. KBS 2TV '1박 2일' 시즌 4 제작진은 김선호의 하차를 결정하게 됐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이미 촬영된 방송분에 대해서는 최대한 편집해 시청자들의 불편함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광고 업계 또한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김선호가 모델로 활동한 도미노피자, 라로슈포제, 11번가, 미마스크 등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과 홈페이지에서 김선호 사진과 영상을 '빛삭'(빛의 속도로 삭제)했다.

김선호 논란은 지난 1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된 글에서 시작됐다. 글쓴이 A 씨는 자신과 K 배우가 4개월 전까지 교제한 사이라고 밝히며 해당 배우가 자신에게 혼인을 빙자해 일방적인 희생을 요구했고 임신 사실을 알리자 낙태를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자신은 아이를 낳고 싶었지만, K 씨로부터 "지금 아이를 낳으면 9억 원의 손해배상을 해야 하는데 나중에 연기까지 못하게 되면 어떻게 하냐"라는 말을 들었고 2년 후 결혼하자는 약속을 믿고 중절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수술 후 K 배우는 자신에 대한 흔적을 지우기에만 바빴을 뿐, 진심 어린 사과나 반성은 없었으며 일방적으로 결별을 통보했다고 A 씨는 주장했다.

A 씨는 상대의 실명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으나, 네티즌들은 글에 적힌 정황과 K배우에 대한 묘사를 토대로 김선호라는 추측을 내놨고 의혹은 급속도로 번졌다.

의혹이 제기된 후 언론의 연락을 피하던 김선호 소속사 솔트엔터테인먼트 측은 지난 19일 "사실관계가 아직 명확히 확인되지 않은 만큼 조금만 더 기다려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좋지 않은 일로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죄송한 말씀 전한다"고 입장을 냈다.

논란이 불거진 지 나흘 만에 김선호는 직접 입을 열었다. 그는 소속사를 통해 "좋은 감정으로 그분과 만났으나 저의 불찰과 사려 깊지 못한 행동으로 상처를 줬다"며 "직접 만나 사과하고 싶었으나 지금은 제대로 된 사과를 전하지 못하고 그 시간을 기다리는 중이다. 이 글을 통해 그분께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저를 끝까지 믿고 응원해 주시는 모든 분들께도 실망감을 드려서 죄송하다. 항상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있었기에 김선호라는 배우로 설 수 있었는데 그 점을 잊고 있었다"면서 "부족한 저로 인해 작품에 함께 한 많은 분들과 모든 관계자분들께 폐를 끼쳐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