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2~3일 쇤베르크 '달에 홀린 피에로' 및 7일 폐막공연 지휘
피아노 대신 포디엄…11년 만에 평창 다시 온 홍콩필 상주지휘자

"11년 전 여름, 평창에 처음 왔을 때가 기억나요.

날씨가 매우 시원했고, 푸른 산이 뒤로 보이는 호텔에서 머물렀죠. 막 완공된 콘서트홀에서 공연했는데, 음악제 이름도 대관령국제음악제였어요.

"
마카오 출신 홍콩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주지휘자인 리오 쿠오크만(40)은 지난 29일 강원 평창 알펜시아컨벤션센터에서 진행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평창대관령음악제의 전신인 대관령국제음악제에 참가했던 2010년 7월의 기억을 먼저 꺼냈다.

그는 지휘자로서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할 무렵 '저명연주가 시리즈' 무대에 피아니스트로 참가했다.

영화 '와호장룡'으로 유명한 중국 작곡가 탄둔의 '네 개의 삼중주, 지휘자, 청중과 함께하는 원형'이란 공연이었다.

쿠오크만은 당시 평창을 떠나며 언젠가 다시 오겠다고 생각했고, 11년 만에 바람이 이뤄졌다.

이번에 그가 있을 자리는 피아노 앞이 아닌 포디엄 위로, 그는 다음 달 2~3일 쇤베르크의 '달에 홀린 피에로' 공연과 7일 폐막 공연을 지휘한다.

그는 "2013년 서울시립교향악단에서 진행한 정명훈의 마스터 클래스에 참가했고, 2019년 통영국제음악제에서 실내악 지휘를 한 적은 있지만 정식 오케스트라 무대는 처음이라 기대된다"며 "쇤베르크의 현대음악도 연주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쿠오크만은 평창페스티벌오케스트라(PFO)와 꾸미는 폐막 공연에선 코로나19 시대에 관객에게 희망과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겠다고 했다.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과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장미의 기사' 모음곡, 라벨의 '라 발스' 등을 연주한다.

그는 화자로서 '달에 홀린 피에로' 무대를 이끄는 소프라노 서예리에 대한 기대감도 나타냈다.

쿠오크만은 "통영국제음악제에서 서예리와 한번 호흡을 맞춘 적이 있다.

음악성과 표현력이 뛰어난 성악가라 좋은 무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피아노 대신 포디엄…11년 만에 평창 다시 온 홍콩필 상주지휘자

홍콩 공연예술아카데미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뉴욕 줄리아드 음대를 거쳐 필라델피아 커티스 음악원과 보스턴 뉴잉글랜드 컨서버토리에서 지휘를 본격적으로 배웠다.

2014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3회 예브게니 스베틀라노프 국제 지휘 콩쿠르에선 1위 없는 2위 및 청중상을 수상해 이름을 알렸다.

그 무렵 미국 5대 교향악단으로 평가받는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의 부지휘자로 임명돼 2년간 활동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부터는 홍콩필 상주지휘자로서 이 악단 음악감독인 얍 판 츠베덴을 보조하고 있다.

홍콩필은 2019년 권위 있는 클래식 전문지 '그라모폰'이 올해의 오케스트라로 선정하는 등 최근 들어 주목을 받는 악단이다.

그는 "홍콩필에는 중국 출신 이외에 여러 서양 국적의 단원들이 많다"며 "연주에서도 동서양 문화를 잘 표현하면서 담아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언어가 달라도 음악을 통해선 하나가 될 수 있어서 의사소통에 어려움은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앞으로 특별한 계획이요? 없어요.

지금 공연하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거든요.

보물이자 모험이라고 생각하는데, 공연 일정이 잡힐 때마다 기쁜 마음으로 하려고 해요.

오늘 이 공연이 제 마지막 공연일지도 모르니까요.

"
피아노 대신 포디엄…11년 만에 평창 다시 온 홍콩필 상주지휘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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