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데 'Le Bassin aux nymphéas'/소더비 홈페이지 캡처
모데 'Le Bassin aux nymphéas'/소더비 홈페이지 캡처
글로벌 미술품 시장에서 그야말로 '큰 장'이 섰습니다. 크리스티와 소더비가 이달 미국 뉴욕에서 모네, 피카소, 바스키아 등 거장들의 초고가 작품을 앞세운 대형 경매 행사를 동시에 열고 나선 것입니다. 코로나19 확산 등의 여파로 최근 2년간 1000만 달러(약 110억 원) 이상의 초고가 미술품 경매가 부진했던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경매업계의 라이벌인 크리스티와 소더비는 이달 11~14일(현지시간) 뉴욕에서 동시에 각종 경매를 진행합니다. 통상 뉴욕의 5월 경매는 엄청난 고가의 예술품이 거래되는 '대목'이었다고 합니다. 조그만 나라의 국내총생산(GDP)보다 더 많은 액수가 오간다는 말도 있었습니다. 코로나19 탓에 글로벌 미술 시장이 예전 같지는 않지만, 여전히 억만장자들의 식욕을 돋울 작품이 적지 않다는 설명입니다. 양대 경매사들도 '걸작'이나 '유명 미술관 수준'이란 홍보를 내세우며 반전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두 회사 모두 모네, 피카소, 바스키아 등 유명 화가들의 주요 작품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소더비는 '이브닝 세일'과 '현대미술 세일' 등 각종 경매를 다발적으로 진행하는데 대표 경매 물품은 현대미술 경매에 나온 장 미쉘 바스키아의 'Versus Medici'라는 작품입니다. 1970년에 완성된 백보드 페인팅으로 예상 경매가가 4500만 달러(약 503억 원)에 이릅니다. 앤디 워홀, 리처드 디벤콘, 클리퍼드 스틸 등의 주요 작품도 같이 판매 목록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바스키아 ' Versus Medici'/소더비 홈페이지 캡처
바스키아 ' Versus Medici'/소더비 홈페이지 캡처

소더비는 또 모네의 수련 작품들도 경매에 올리며 'Le Bassin aux Nymphéas'라는 작품은 낙찰가가 4000만 달러(약 447억 원)를 넘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의 위탁자는 17년 전에 소더비에서 1680만 달러에 이 작품을 구매(당시 추정가 900만 달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더비는 이와 함께 모딜리아니의 1919년작 'Jeune fille assise, les cheveux dénoués'와 폴 세잔, 에곤 실레의 작품도 같이 내놓습니다. 소더비는 이번 경매에 총 추정가격 4억 달러(약 4470억 원)어치의 미술품을 들고나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피카소 'Femme dans un fauteuil'/크리스티 홈페이지 캡처
피카소 'Femme dans un fauteuil'/크리스티 홈페이지 캡처
크리스티는 피카소를 대표 얼굴로 내세웠습니다. 1932년작 'Femme Assise Près d' une Fenêtre'의 예상 가격은 5500만 달러(약 615억 원)에 이릅니다. 이 작품은 1997년에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680만 달러에 낙찰됐던 작품이라고 합니다. 이와 함께 예상가 3500만 달러(약 391억 원)의 모네의 1903년작 'Waterloo Bridge, effet de brouillard'를 선보입니다.

이와 함께 로트코의 '무제'(추정가 4000만 달러·약 447억 원)와 피에트 몬드리안의 1927년작 'Composition: No. II, With Yellow, Red and Blue'(추정가 2500만 달러·약 279억 원) 등도 내세웠습니다. 크리스티 역시 바스키아의 1983년작 'In This Case'에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이 작품의 예상가는 5000만 달러(약 559억 원)라고 합니다.
바스키아 'In this Case'/크리스티 홈페이지 캡처
바스키아 'In this Case'/크리스티 홈페이지 캡처
글로벌 미술품 시장에서 매겨진 거장들의 작품 가격을 보면 벌어진 입을 다물기 힘듭니다. 말 그대로 천문학적인 가격에 얼마나 큰 돈인지 가늠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뉴욕의 대형 미술품 경매 소식을 접하면서 ‘이건희 컬렉션’이 경매 시장에 나왔다면 화가의 지명도, 작품의 질과 양에서 양대 경매회사가 대표작으로 내민 것들에 절대 밀리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현재 미술 시장의 상황을 보면, 유명화가의 대표작들을 ‘제값’을 주고 사들이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한국 미술계가 보유하게 된 소중한 작품들을 잘 관리하고, 활용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김동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