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 회장 유족의 이번 미술품 기증은 너무나 고맙고 감사한 일입니다. 정말로 감사하기 그지없습니다.”

7일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 회장 유족의 기증품 상세 내역을 발표하면서 “고맙다”는 말을 수없이 반복했다. 기증 전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한 작품은 총 8782점. 이 중 1950년대 이전 작품은 960점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번 기증(1488점) 덕분에 미술관 소장품은 1만 점을 넘어섰다. 소장한 근대 작품은 960점에서 1280여 점으로 늘어나 질과 양 모두 비약적으로 개선됐다. 윤 관장은 “기증품 수가 워낙 많아 조사 및 연구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며 “작업을 최대한 빨리 마무리하고 목록을 정리해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오는 7월부터 순차적으로 소장품 전시를 시작한다. 7월 덕수궁관에서 열리는 ‘한국미, 어제와 오늘’ 전에 5점 안팎의 작품을 먼저 선보인다. 본격적인 첫 전시는 8월 서울관에서 열리는 ‘이건희컬렉션 1부: 근대명품’이다. 컬렉션 가운데 한국 근현대 걸작 40여 점을 소개하는 전시다. 12월 ‘이건희컬렉션 2부: 해외거장’에서는 모네, 르누아르, 피카소 등의 작품을, 내년 3월 ‘이건희컬렉션 3부: 이중섭 특별전’에서는 이중섭의 회화, 드로잉, 엽서화 104점을 선보인다.

미술계에서는 이 회장 유족들의 기증으로 미술품 기증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날 대구미술관은 최근 한국화 거장 서세옥(1929~2020)의 작품 90점과 한국 추상 조각의 대가 최만린(1935~2020)의 작품 58점을 기증받았다고 발표했다.

성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