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대성당서 희년 개막 축하 미사…프란치스코 교황·文대통령 축하 메시지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미사…"한국교회 풍성한 열매를"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탄생 200주년 희년 개막 미사가 29일 봉헌됐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이날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당신이 천주교인이오(Are You a Catholic Faithful)?'를 주제로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희년(禧年·Jubilee)의 시작을 알리는 미사를 올렸다.

김대건 신부는 한국의 첫 천주교 사제다.

1821년 충남 당진 솔뫼의 천주교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마카오에서 신학 공부를 하고 1845년 한국인 최초 신부가 되지만 사목활동을 하다 관헌에 체포돼 효수됐다.

희년은 구약성경 시대부터 유래된 가톨릭교회의 전통으로, 교회 역사에서 중요한 사건을 100주년 또는 50주년 단위로 기념하며 거행한다.

김대건 신부 탄생 희년은 이날부터 내년 11월 27일까지다.

이날 미사는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주한 교황대사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 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 위원장 유흥식 주교 공동 집전으로 열렸다.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는 강론에서 "오늘 우리 한국 천주교회는 희년의 큰 기쁨을 맞는 매우 감격스러운 시점을 맞이하고 있다"면서 "바로 내년이 우리나라 첫 번째 사제이며 순교자이신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께서 태어나신 지 200주년 되는 해이기 때문"이라고 반겼다.

그는 "지구촌은 코로나19 전염병 확산, 생명경시 풍조와 죽음의 문화, 생태계 파괴와 기후 위기 등의 위기를 겪는 가운데 교회 내적으로는 신앙의 나태함, 새로운 무신론과 기술만능주의 등으로 심각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리스도인으로서 선행에 열중하며, 선교와 봉사의 일상화, 공동의 집인 지구환경 살리기, 생명문화 건설, 가난하고 소외된 이 돕기 등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미사…"한국교회 풍성한 열매를"
그는 김대건 신부와 함께 사제수업을 받고 사제가 돼 사목활동에 매진했던 최양업 신부 탄생 200주년도 떠올리며 "내년 한 해는 최양업 신부님의 시복을 위해서도 열성을 다해 기도하는 한 해가 돼야 하겠다"고 희망했다.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희년을 알리는 미사에는 프란치스코 교황, 문재인 대통령도 메시지를 보내 축하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교황청 국무원 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 명의로 주한 교황대사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가 대독한 강복 메시지에서 "교황께서는 이 뜻깊은 기념을 통해 한국 교회의 생활과 사명을 위한 풍성한 영적 열매가 맺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대건 안드레아 성인은 그의 동료들과 함께 형제적 애덕과 자신을 희생하는 사랑의 삶을 통해 그리스도를 눈부시게 증언함으로써 마침내 영웅적 순교의 월계관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도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는 희년의 시작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1846년 '당신이 천주교인이오?'라는 물음에 신부님은 망설임 없이 신앙 고백을 하셨고, 순교를 통해 종교의 자유와 평등사상, 인간의 존엄, 이웃사랑이라는 유산을 우리에게 깊이 남겨 주셨다"고 돌아봤다.

그는 "올해 코로나의 도전을 받으며 신부님의 유산은 크나큰 힘으로 실천됐다"면서 "신부님의 정신을 올곧게 실천해온 한국 가톨릭교회의 실천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는 한해였다.

포용과 상생의 정신을 보여준 천주교 교우들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미사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에 따라 명동대성당 총 1천200 좌석 중 200석 이내로 참석을 허용했다.

공동집전자를 제외한 주교단 17명과 희년 준비 교구 대표 사제단 6명, 김제남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정·관계 인사, 수도자와 평신도 대표 등이 미사에 함께했다.

아울러 한국조폐공사는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유네스코 세계 기념인물 선정을 기리는 메달을 출시하고 이날 미사에서 공개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