加 소설가 마거릿 애트우드
부커상 수상자의 연작소설 '도덕적 혼란'

《눈먼 암살자》와 《증언들》로 영문학 최고상으로 꼽히는 부커상을 두 차례 받은 캐나다 소설가 마거릿 애트우드(81·사진)가 단편소설집 《도덕적 혼란》(민음사)을 출간했다.

각 소설은 주인공인 여성 넬의 노년기를 담은 소설 ‘나쁜 소식’으로 시작해 어린 시절로 회귀한 소설 ‘요리와 접대의 기술’로 이어진다. 어린 넬은 어머니를 대신해 곧 태어날 동생에게 입힐 옷을 뜨개질하는 등 일찌감치 ‘어머니의 역할’을 하면서 어른들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는다. ‘다른 날’에선 유용하지도 않은 문학을 선택한 넬이 프리랜서 편집자라는 전문직 여성의 삶을 선택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홀로 살아가는 여성에게 호의롭지 않던 그 시절 넬이 안정적인 중산층 삶을 꾸려가는 이들과 어울리지 못한 채 주변인으로 겉돌며 절대적 고독에 시달리는 모습이 그려진다.

이번 소설집에는 애트우드의 실제 삶을 상상케 하는 자전적 요소가 반영돼 있다. 곤충학자로 살며 캐나다 외딴 험지에 정착한 아버지와 강인한 성격을 지닌 어머니, 오빠와 어린 여동생으로 이뤄진 애트우드의 가족은 실제 《도덕적 혼란》 속 넬이 살던 배경과 비슷하다. 애트우드는 넬을 통해 자신이 가지 않은 길을 상상해내며 모든 여성이 생의 일정 단계에서 마주칠 수 있는 어떤 불안과 나쁜 선택, 그로 인해 겪는 ‘도덕적 혼란’에 대해 이야기한다.

여성이란 주제를 강하게 다뤄낸 대표작 《시녀 이야기》보다는 다소 밋밋하지만 유년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한 여성의 삶과 그 속에서 발견한 아름다움을 빠뜨리지 않고 풀어냈다. 애트우드는 이번 작품을 통해 여성의 삶을 객관화하면서도 보편적 통찰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잔잔한 울림과 여운을 준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