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계열 여행사인 '한진관광'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영악화로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관광은 직원 100여명에 대한 희망퇴직자 명단을 발표했다. 전체 200여명 직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다.

한진관광은 지난달부터 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희망퇴직 조건은 위로금과 퇴직금 외에 3~9개월 간 실업급여 수급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인건비 절감 등 비상경영을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한진관광은 올 상반기(1~6월)에만 50억원에 가까운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업계에선 NHN여행박사에 이어 업계 10위권의 한진관광마저 인력감축에 나서면서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이다. 중견 여행사에서 시작된 인력 구조조정 한파가 올 연말을 기점으로 업계 전체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에도 점점 힘이 실리고 있다.

한 중견 여행사 임원은 "여행업종 특성상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다"며 "정부로부터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을 경우 기업이 부담해야 하는 10% 분담금도 낼 여력이 안돼 지난 8월부터 일부 직원은 무급휴직으로 전환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한 대형 여행사 관계자는 "백신이 나오더라도 내년 연말까지는 시장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매출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최소 1년 이상을 더 버티려면 인력을 줄여 고정비 부담을 줄이는 것 밖에는 답이 없다"고 말했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