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 21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청에서 인플루엔자(독감) 예방접종 사업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 21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청에서 인플루엔자(독감) 예방접종 사업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에서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한 사례가 11명으로 증가한 가운데, 사망자들 간 공통점이 나타나지 않아 보건당국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급성 과민반응인 '아나필락시스 쇼크'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22일 대전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10분께 유성구 지족동에 거주하는 여성 A(79)씨가 숨졌다. 이 여성은 지난 19일 오전 10시께 유성구 반석동 한 이비인후과 의원에서 한국백신 코박스인플루4가PF주(제조번호 PT200802)를 맞았다.

백신을 맞은 당일 오후 8시부터 심한 구토·고열 증상 등을 보였고, 이튿날인 20일 점심 무렵 호흡곤란 증세 등으로 의식을 잃으면서 지역 종합병원으로 이송돼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 왔다. 독감 백신 접종 전 혈압과 당뇨 등 기저질환이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는 이 여성을 제외하고 전국적으로 총 10건이 나왔다. 질병관리청은 역학조사와 사인 규명을 위한 부검 등을 진행 중이다. 지난 16일 인천을 시작으로 20일 고창, 대전, 목포에 이어 21일 제주, 대구, 광명, 고양, 경북 안동 등에서도 추가로 나왔다.

피해조사반은 전날 오전까지 보고된 총 6건의 사례에 대해 사망원인을 분석한 결과 백신과의 직접적인 연관성,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과 사망과의 직접적인 인과성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 접종 백신 종류도 달랐고, 사망자와 같은 백신을 맞은 환자들 중 대부분이 별다른 증상을 겪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독감 백신 사망 원인과 관련해 아나필락시스 쇼크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아나필락시스 쇼크는 특정 식품이나 약물 등 원인 물질에 노출된 뒤 수분, 수 시간 이내에 전신에 일어나는 중증 알레르기 반응이다. 단시간 내에 급성으로 나타나 즉각 처치하지 않으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질환으로 국내의 경우 소아·청소년은 음식, 성인은 약물로 인한 발병 빈도가 높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신속하게 역학조사를 통해 예방접종 인과관계와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라며 "아나필락시스 등 중증 이상반응 방지를 위해 건강상태가 좋은 날에 예방접종을 받고, 접종 대기중에는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