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당 강수량 1920년 이후 10위, 7월 강수량도 650㎜로 20년 새 2위
집중 호우에 만조 겹쳐 부산 피해 키워…약해진 지반도 원인(종합)
갑자기 불어난 물에 2명이 숨지고 수십명의 이재민을 발생시킨 23일 부산지역 폭우는 역대 최고급 시간당 강수량에 만조가 겹치면서 피해가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기상청 방재기상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3일 내린 집중호우는 시간당 강수량이 1920년 이래 10번째로 많은 81.6㎜를 기록했다.

대표 관측소인 중구 대청동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 사하구 등에는 시간당 86㎜, 해운대에는 84.5㎜의 장대비가 쏟아져 내리기도 했다.

비는 오후 8시 호우경보 발령 이후 약 3시간 동안 대부분의 지역에서 200㎜가량 집중적으로 퍼부었다.

이에 부산시가 "대부분의 도로가 잠겼다"며 안전 문자를 보내 차량 운행 자제를 당부하기도 했다.

갑작스레 쏟아진 비는 지하차도를 순식간에 거대한 저수지로 만들며 결국 2명의 목숨을 앗아가기도 했다.

175m 길이의 동구 초량동 초량 제1지하차도가 순식간에 침수되며 60대 남성과 30대 여성이 고립됐다가 구조는 됐지만 끝내 숨졌다.

집중 호우에 만조 겹쳐 부산 피해 키워…약해진 지반도 원인(종합)
만조(오후 10시 32분)가 겹친 탓에 매립지와 도심하천이 연결된 해안가는 극심한 손해를 입었다.

부산진구와 남구의 경계에 있는 동천과 동구 수정천의 수위가 급격하게 오르고 하천으로 유입된 우수가 합쳐지며 물이 넘쳐 인근 주택들이 침수됐다.

7월 들어 잇따른 호우에 지반이 약해져 있던 부분도 피해를 키웠다.

기장군과 해운대구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했고, 수영구에서는 옹벽이 무너져 주택을 덮치는 아찔한 일도 있었다.

아직 7월이 끝나지 않았지만 월 강수량은 이미 650.1㎜에 달하며 최근 20년을 통틀어 2위에 올랐다.

일 강수량을 기준으로도 지난 10일 내린 비가 최근 20년 기준으로 6위, 23일은 7위를 나란히 차지했다.

기상청은 올해 북쪽에서 찬 기단이 발달하면서 북태평양 고기압이 북상하지 못하고 장마전선이 남해상에서만 머물며 부산에 많은 비를 쏟은 것으로 분석했다.

집중 호우에 만조 겹쳐 부산 피해 키워…약해진 지반도 원인(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