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현 박사, 반독점법·반부정당경쟁법 등 체계적 해설

세계적으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진정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미·중 무역갈등이 날로 격화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을 강행하며 갈등의 파장은 더욱 커져간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고 했던가.

양대 초강국의 격돌은 지구촌 경제를 위협한다.

특히 중국은 2006년 이후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국이자 한국 기업이 가장 많이 진출한 나라여서 우리로선 정세 흐름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근래 들어 중국과의 경제 교역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체는 반독점법과 반부정당경쟁법을 핵심으로 하는 중국경쟁법이다.

1989년부터 개혁·개방을 추진한 중국은 1992년 사회주의 계획경제에서 사회주의 시장경제로 체제를 전환키로 하고 시장경제가 정상 작동할 수 있도록 2008년 반독점법을 도입·시행했다.

이후 12년 동안 중국경쟁법은 변화와 발전을 거듭해왔다.

특히 2018년 3월, 시장관리총국이 독립기구로 새롭게 출범한 것을 계기로 기존의 3개 부처 분담체제에서 벗어나 더욱 강력한 법 집행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지속적 제도보완과 강력한 법 집행, 다양한 국제교류를 통해 특유의 경쟁법 영역을 구축해감으로써 중국은 이제 미국·EU(유럽연합)와 더불어 세계 경쟁법 영역의 3대 축으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경제는 물론 정치·사회·문화적으로 밀접한 관계에 있는 우리로서 중국경쟁법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박제현(60) 박사의 저서 '중국경쟁법'은 반독점법과 반부정당경쟁법을 중심으로 중국경쟁법을 체계적으로 해설해나간다.

특히, 기업 등에서 실무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와 이용 절차를 상세히 설명하고 그동안의 주요 집행사례도 영역별로 분석해 소개한다.

저자가 중국경쟁법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기본서를 펴내기까지는 특유의 업무 경력과 연구 이력이 있었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 26년 동안 경쟁법 집행에 참여한 박 박사는 이 경험을 바탕으로 중국인민대학에서 중국경쟁법을 연구해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공정위에서 다시 근무하다가 주중한국대사관 참사관(초대 공정거래관)으로 파견돼 한국 기업의 애로사항을 해소하는 데 앞장섰다.

중국의 반독점법 도입은 두 가지 관점에서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국토가 넓고 인구가 많은 나라인 데다 법제가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고 있어 원래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형성·발전해온 법제가 제대로 실현될까 싶어서다.

하지만 지난 10여 년 동안의 집행 경과를 보면 반독점법이 사회주의 체제에서도 일정한 실효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박 박사는 우리 기업들이 실무적으로 유용하게 쓸 수 있게 관련 제도와 이용 절차 등을 상세히 소개함은 물론 그동안의 주요 집행 사례도 영역별로 분석해 세밀하게 알려준다.

저자는 "이번 책이 중국경쟁법을 연구하는 학계·법조계뿐 아니라 중국 관련 사업을 진행하는 우리 기업에 미력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기 바란다"고 말한다.

박영사. 344쪽. 3만원.
주중한국대사관 초대 공정거래관이 펴낸 '중국경쟁법'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