롬니 공화당 의원, 시위대 행렬 동참하기도
공화당 출신 파월 전 장관 "민주당 찍을 것"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가운데) [사진=AP 연합뉴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가운데) [사진=AP 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거물급 인사들이 잇따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공화당 중진 밋 롬니 상원의원(유타)은 오는 11월 예정인 2020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 재선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뉴욕타임스(NYT)는 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에 투표하지 않겠다는 공화당 지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2012년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롬니 의원, 콜린 파월 전 국무부 장관, 작고한 전쟁영웅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부인인 신디 매케인 등은 올해 11월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거나 유보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지난 2일 "우리 사회에서 구조적인 인종차별을 끝내는 유일한 방법은 상처받고 비통에 잠긴 이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라며 우회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시위 대응을 비판했다.

프레디 포드 부시 전 대통령 대변인은 "부시는 선거에 개입하는 것을 원하지 않지만 이슈가 되는 정책들에 대해서는 언급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위에 참가한 밋 롬니 상원의원 [출처=트위터]

시위에 참가한 밋 롬니 상원의원 [출처=트위터]

시위 행렬에 동참한 롬니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신분 당시 국무장관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지만 이후 사사건건 대립하며 정치적 앙숙이 됐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상원 탄핵 투표 당시 공화당 내에서 유일한 찬성표를 던졌다.

공화당을 주도하는 원로격 인사들이 소속당 대선후보에 등을 돌린 배경에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인종차별 항의시위를 둘러싼 부실 리더십 논란이 자리를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코로나19의 최악 피해국으로 전락한 뒤 책임론에 휘말린 데다가 비무장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가혹행위로 숨진 뒤 촉발된 시위에 권위주의적 강경 대응을 일삼았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파월 전 장관은 CNN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거짓말을 일삼지만 공화당 의원들이 책임을 묻지 않는다"며 정치적, 사회적으로 더 가까운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를 대선 때 찍을 것이라고 밝혔다.

파월 전 장관은 지난 2001년 1월~2005년 1월 조지 W. 부시 대통령 밑에서 국무장관을 지냈으며, 1995년부터 공화당 당적이었다. 조지 H.W. 부시 행정부에선 합참의장을,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에선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냈다.

NYT는 하원의장을 지낸 공화당 거물인 폴 라이언, 존 베이너는 투표 여부를 밝히지 않았으나 일부 공화당원들은 제3당 후보를 지지하는 것을 넘어 민주당 바이든 전 부통령을 공개 지지하는 방안까지 저울질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의회뿐만 아니라 군부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반감이 나타나고 있다. 윌리엄 맥레이븐 전 해군 대장은 "민주, 공화, 무소속 등 누가 되든지 올해 가을에 미국에 새로운 지도자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훌륭한 군 통수권자에게 필요한 자질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코로나19 대유행, 끔찍한 인종차별과 부정의와 사투할 때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자질을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야당인 민주당은 공화당을 이탈하는 잠재적 지지세력을 흡수하기 위한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 NYT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 내부 지지를 완전히 굳힌 뒤 선거운동 말미에 '바이든을 지지하는 공화당원' 연합을 발족할 계획이라고 민주당 선거전략에 정통한 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 연합뉴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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