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등 미국 내 SNS에 올라온 '조지 플로이드 챌린지' 관련 게시물 [사진=트위터 캡처]
트위터 등 미국 내 SNS에 올라온 '조지 플로이드 챌린지' 관련 게시물 [사진=트위터 캡처]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촉발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미국 전역에서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이를 조롱하는 이른바 '플로이드 챌린지'가 등장해 미국 사회가 공분하고 있다.

미국 KUTV는 3일(현지시간) "성인 남성과 10대들로 보이는 이들이 '플로이드 챌린지'란 캡션을 단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고 있고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플로이드 챌린지란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목이 눌려 사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46)의 비극적인 사망 장면을 똑같이 따라하고 조롱하는 사진을 찍고, 이를 사회적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는 것을 말한다.

실제로 최근 트위터 등 SNS에 올라온 이 사진들을 보면 남성들이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 당시 장면처럼 다른 이의 목 위에 자신의 무릎을 대고 카메라를 응시한 채 활짝 웃고 있다. 사진 속 인물들은 모두 백인들이다.

이들은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반인종주의 시위가 격화되자 이를 조롱하기 위해 기행을 벌이는 것으로 추정된다. 트위터 등 주류 SNS까지 해당 사진이 속속 등장하자 미국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인종차별이 도를 넘었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경찰이 비무장 상태인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누르고 있다. 조지 플로이드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사진=AP 연합뉴스]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경찰이 비무장 상태인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누르고 있다. 조지 플로이드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사진=AP 연합뉴스]
그레이슨 로월이란 이름의 트위터 유저는 "이들은 마치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이 슬픈 일이 아니라는 듯 농담거리와 유흥거리로 만들고 있다"며 "플로이드 챌린지는 정말로 역겹다"고 분노했다.

또 다른 트위터 유저는 "이 사진은 정말 슬프고 역겹다. 이 아이들은 분명히 더 안 좋은 쪽으로 자랄 수밖에 없다"며 "이건 우습지도 않다. 이 인종차별주의자들은 그대로 어른이 될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 외에도 많은 네티즌들은 "역사상 가장 역겹고 슬픈 사진", "SNS 회사들은 이런 사진들을 혐오 콘텐츠로 규제해야 한다", "이들은 모두 악마다", "끔찍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번 사건은 인종주의를 둘러싼 미국 사회 내부의 갈등이 폭발하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시위는 날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고 치안 통제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약탈행위까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온건한 수습보다 강경 진압을 연일 강조하는 발언을 하며 사태를 키우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편 조지 플로이드는 지난달 25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 데릭 쇼빈(44)에게 무릎으로 목을 짓눌림 당하며 사망했다. 당시 비무장 상태였던 플로이드는 경찰들을 향해 "숨을 쉴 수 없다", "나를 죽이지 말라"고 애원했다. 이 장면을 본 행인들은 경찰에게 떨어져달라고 요구했지만 데릭 쇼빈은 물론 근처에 있던 경찰관 3명도 특별한 조처를 하지 않았다.

한 시민이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 당시 영상을 소셜 미디어에 올리면서 미국 전역으로 공분이 퍼졌다. 영상을 올린 시민은 "경찰이 숨을 쉴 수 없다고 울부짖던 흑인 남성을 모든 사람이 보는 앞에서 죽였다"고 분개했다.
트위터 등 미국 내 SNS에 올라온 '조지 플로이드 챌린지' 관련 게시물 [사진=트위터 캡처]
트위터 등 미국 내 SNS에 올라온 '조지 플로이드 챌린지' 관련 게시물 [사진=트위터 캡처]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