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KBS
사진제공=KBS
KBS 여자화장실에 몰래카메라(몰카)를 설치했다가 적발된 KBS 공채 출신 개그맨은 자신이 설치한 몰카에 본인이 찍혀 덜미를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A씨가 KBS 본사 건물 여자화장실에 불법 설치해 이틀간 촬영한 몰카 영상에는 A씨 자신의 모습도 등장한다.

A씨는 몰카가 제대로 작동되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자신의 얼굴을 비춰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달 중순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를 통해 보조배터리 모양의 몰카를 구입하고, 이를 KBS 본사 건물 여자화장실 칸에 설치된 선반에 이틀간 올려뒀다.

몰카 설치 이틀째인 지난달 29일 밤 한 KBS 소속 PD가 이 몰카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이 몰카에 저장된 영상에서 A씨의 모습을 확인하고 신원을 추적하자 A씨는 1일 새벽 자수했다.

A씨가 몰카를 설치한 곳은 개그 프로그램 개그콘서트 연습실 등이 입주해 있다. 신고가 접수된 날은 곧 장기 휴방에 들어갈 개그콘서트 출연진이 휴방을 앞두고 마지막 연습을 위해 모인 날이었다.

한편 KBS는 해당 개그맨이 KBS 직원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가 여성단체 등의 반발이 이어지자 "커다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한발 물러섰다.

KBS의 개그맨 공채 시험은 합격자들이 1년간 KBS와 전속 계약을 체결하는 조건이다. 이후부턴 공채 기수를 토대로 프리랜서 개념으로 활동한다.

KBS는 A씨에게 'KBS 희극인 6등급'을 부여하고, 해당 등급에 따른 출연료를 지급해왔다. A씨는 지난달에도 KBS '개그콘서트'에 출연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